공장에서 집 짓는다…건설사 새 먹거리로 뜨는 ‘모듈러 주택’
정부, 2030년까지 발주 물량 2만가구로 확대
연평균 발주량도 3000가구에서 5000가구로
건설업계, 기술 고도화·현장 적용 '적극'
단, 법·제도 미비에 부정적 인식 개선 과제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집코노미 박람회 2025' 내 국토교통부 모듈러 주택.ⓒ뉴시스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대폭 확대하면서 건설업계의 새 먹거리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주택 경기 불확실성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 확보가 녹록지 않은 만큼 정부의 공공 발주 확대를 계기로 모듈러 주택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저가·임시주택’이라는 모듈러 주택에 대한 부정적 사회적 인식과 높은 공사비 등으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한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기존 1만2000가구에서 2만가구로 확대하고, 연평균 발주량도 3000가구에서 5000가구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모듈러 주택은 주요 구조체와 내·외장재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장 제작과 현장 공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 대비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모듈러 공법을 활용할 경우 통상 2년 걸리는 공사기간을 1년 6개월로 약 30% 단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모듈러 주택 관련 기술 고도화와 현장 적용을 확대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은 지난 2020년 폴란드 모듈러 주택업체 단우드를 인수해 독일을 필두로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이다.
국내에서도 모듈러 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해 관련 기술 고도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 4월에는 모듈러 주택에 특화된 엘리베이터 기술 개발을 위해 현대엘리베이터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기존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아파트뿐 아니라 모듈러 아파트에 최적화된 모듈러 승강기 설계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지난해 12월 수주한 시흥거모 A-1BL 통합형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의 스틸 모듈러 동에 파일럿 프로젝트로 적용 중이다.
다만 모듈러 주택 시장이 본격 활성화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높은 공사비와 낮은 설계 자유도 등 사업·기술적 한계뿐 아니라 관련 법·제도 역시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서다.
현재 국회에는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모듈러 건축 활성화 및 지역 중소기업 상생에 관한 특별법안’ 등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모듈러 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장에서 제작한 구조물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라는 특성 때문에 여전히 ‘컨테이너식 주택’이나 ‘저가·임시주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또 일반 아파트보다 내구성과 내진·내화 성능이 떨어지거나 층간소음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주가 지속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생산단가를 낮춰야 된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