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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 7년 전 기억 품은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 이번엔 도로 위 추격전으로 승부 [볼 만해?]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8.11 15:37
수정 2026.08.11 15:37

12일 개봉

오토바이 축제 '가나가와 모터사이클 페스티벌'이 열리는 요코하마로 향하던 코난 일행은 도로를 위험하게 질주하는 검은 오토바이와 맞닥뜨린다. 가나가와현경 교통기동대 소속 하기와라 치하야가 추격에 나서지만 검은 오토바이는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달아난다.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 포스터ⓒCJ ENM


축제 현장에서는 운전자 보조 기술을 탑재한 신형 오토바이 엔젤이 공개된다. 그 사이 세라 마스미는 일행과 떨어져 사진 한 장을 들고 누군가를 찾아다닌다. 얼마 뒤 도쿄에서도 검은 오토바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고, 경찰은 잇따라 사고를 일으키고 사라지는 이 오토바이를 루시퍼라고 부르며 뒤를 쫓는다.


사건을 추적하던 코난은 세라가 찾던 인물이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오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 모터사이클 레이서였던 아오키는 사고 이후 오토바이를 타지 못하게 됐고, 세라는 그가 다시 레이스에 나설 수 있도록 도우려 했다. 아오키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세라는 그가 생전 수상한 사람들을 조사하기 위해 오토바이 경주에 참가했다는 사실을 코난에게 털어놓는다.


한편 루시퍼를 쫓는 과정에서 치하야는 7년 전 사건을 함께했던 동료와 다시 마주한다. 당시 치하야의 동생 하기와라 켄지는 폭탄을 해체하던 중 순직했고, 그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마츠다 진페이 역시 4년 뒤 같은 범인을 쫓다 목숨을 잃었다. 치하야에게는 켄지가 죽기 직전 자신에게 전하려 했던 마지막 말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과거 사건의 기억과 당시 인연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코난과 치하야는 도로 위에서 연이어 사고를 일으키는 '루시퍼'의 정체를 추적한다.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스터리의 중심에 AI 기술을 끌어왔다는 점이다. 사람의 안전을 위해 개발된 운전자 보조 기술이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설정을 사건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AI와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기술 자체를 위험한 존재로 그리기보다는 결국 이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이 설정은 액션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오토바이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도로를 질주하고 서로를 쫓는 장면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했다. 좁은 도로와 차량 사이를 빠르게 파고드는 오토바이의 움직임으로 속도감을 끌어올리고, 후반부에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특유의 과감한 액션을 더하며 규모를 키운다. 현실에서 가능할까 싶은 장면도 적지 않지만, 물리 법칙을 가뿐히 뛰어넘는 액션을 꾸준히 선보여온 시리즈의 문법 안에서는 화려한 볼거리로 제 역할을 한다.


반면 미스터리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어느 정도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여러 인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범인의 정체를 맞히는 재미보다는 사건이 벌어진 이유와 그 배경을 따라가는 데 무게를 둔다. 그 과정에서 AI 기술을 둘러싼 각자의 욕망과 이해관계가 결합돼 익숙한 추리 구조에 동시대적인 소재를 녹였다.


치하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과거의 이야기도 한 축을 담당한다. 7년 전 사건을 함께했던 동료들과의 인연을 다시 불러오고, 동생 하기와라 켄지와 마츠다 진페이의 죽음을 되짚으며 현재의 추격전과는 또 다른 긴장감을 만든다.


특히 켄지가 마지막으로 전하려 했던 말을 둘러싼 이야기는 치하야가 오랫동안 품어온 감정을 풀어내는 장치가 된다.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루시퍼 추격전 사이에 과거의 기억을 교차시키면서 액션에 치우칠 수 있는 이야기에 감정적인 호흡을 더한다.


추리의 정교함보다는 속도와 볼거리에 방점을 찍은 작품이다. AI라는 시의성 있는 소재를 오토바이 액션과 결합해 극장판다운 재미를 살리는 한편, 치하야와 7년 전 인연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리즈 팬들이 반가워할 서사도 놓치지 않았다. 현실성을 훌쩍 뛰어넘는 액션마저 '명탐정 코난' 극장판의 장기로 받아들인다면, 이번에도 극장에서 즐길 이유는 충분하다. 12일 개봉. 러닝타임 109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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