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조정에 쓸어 담는 중앙은행…지금이 '줍줍' 타이밍일까
입력 2026.08.10 17:02
수정 2026.08.10 17:03
한은, 13년 만에 금 매입 재개
2분기 세계 중앙은행 금 순매입 289톤
고점 대비 23% 하락, '안전자산' 확보
"금값 오르겠지만, 장기화는 글쎄"
서울 종로구 삼성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 매입 재개에 나선 가운데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금 시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초 고점 대비 조정을 받은 금값이 중앙은행들의 매입세에 힘입어 하반기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순금 한 돈(3.75g) 살 때 가격은 86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8일)보다 3000원 올랐지만, 올해 1월 29일 기록한 최고가(112만1000원)와 비교하면 22.7% 낮은 수준이다.
금값이 연초 고점에서 조정을 받으면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도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289톤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한 것으로, 역대 2분기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직전 분기(57톤)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늘었다.
중앙은행들이 금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반복되면서 특정 국가의 통화나 국채에 외환보유액이 쏠리는 것을 줄이고, 금을 안전자산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2분기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소량 매입한 데 이어 실물 금 매입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금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하반기 금값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미국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될 경우 금의 안전자산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금값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달러화 흐름, 지정학적 위험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 금리 인하와 약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금값 상승세에 탄력이 붙겠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상승폭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거시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2~3개월은 금값이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 약화와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미·일 외환시장 공동 개입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 등이 금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올해 금값이 이미 크게 오른 만큼 상승세가 장기화할지는 의문"이라며 "미국 증시 급락 등 추가 변수가 발생하면 금값이 더 오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최근 미국 고용시장 부진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 후퇴와 중동 사태 진정, 일본의 엔화 개입에 따른 달러 강세 완화 등으로 금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금값은 금리와 달러인덱스 흐름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금을 단순한 안전자산으로 보기보다는 거시환경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가격 변동 상품으로 보고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근처럼 금값이 조정을 거친 뒤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금 현물보다 금채굴기업 투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중동 위기 완화로 유가가 안정되면 금채굴기업의 비용 부담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