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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보증수표' 된 일본 애니…특화관으로 진화하는 극장 전략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6.14 14:34
수정 2026.06.14 14:36

6월 한 달간 '에반게리온' 시리즈 기획전

"애니메이션을 보려면 홍대로 가라"


메가박스가 홍대점을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특화관으로 전환한다. '에반게리온' 시리즈 상영을 시작으로 '명탐정 코난', '뱅드림!' 기획전을 이어가고 애니메이션 굿즈샵과 팬덤 공간도 상설 운영한다. 최근 몇 년간 극장가에서 존재감을 키워온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한 운영 방식으로 풀이된다.


과거 일본 애니메이션은 일부 마니아층이 소비하는 장르로 인식됐지만 최근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581만명을 동원했고 '체인소맨: 레제편'은 345만명, '진격의 거인 더 라스트 어택'은 103만명을 기록했다.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심이던 극장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하나의 흥행 장르로 경쟁력을 갖췄다.


ⓒ메가박스

흥행 방식도 일반 영화와는 다르다. 애니메이션 관객들은 단순히 작품을 한 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특전 포스터와 포토카드 수집, 응원 상영, N차 관람 등 팬덤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작품 개봉 때마다 굿즈 품절과 오픈런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다. 극장 입장에서는 한 편의 영화 흥행을 넘어 지속적인 방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관객층인 셈이다.


메가박스가 이번 리뉴얼에서 굿즈샵과 팬덤 공간 조성에 공을 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획전 작품 상품과 인기 애니메이션 굿즈를 판매하는 전용 굿즈샵을 상설 운영하고,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최애 생일카페 공모전'도 진행한다. 천장을 채운 애니메이션 행잉 배너와 관객 선정 애니메이션 랭킹 보드 등도 마련된다.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을 넘어 팬들이 머물고 소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홍대라는 지역적 특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홍대는 캐릭터 굿즈샵과 팝업스토어, 생일카페 등 서브컬처 소비가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캐릭터 IP에 친숙한 소비층의 유입도 꾸준하다. 메가박스 역시 일반 영화 상영을 유지하면서 애니메이션 편성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정 장르 수요와 지역 특성을 결합한 전략인 셈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홍대점이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고 개성이 공존하는 홍대에서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팬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애니메이션 팬덤 중심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극장가가 보여주는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관객 감소와 OTT 확산 이후 멀티플렉스들은 특별관 확대, 콘서트 실황 상영, 라이브뷰잉 등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모든 지점이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기보다 지역과 관객 성향에 맞는 색깔을 갖추려는 움직임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홍대점이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고 개성이 공존하는 홍대에서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팬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나아가 메가박스 홍대점이 애니메이션 팬덤 중심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가박스 홍대점의 애니메이션 특화관 전환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안정적인 흥행력과 팬덤 소비 문화를 기반으로, 특정 취향을 가진 관객들이 반복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애니메이션이 더 이상 극장가의 틈새 장르가 아닌 주요 관객층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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