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이어 사관학교장까지 非군 출신?…"화살 공장에 빵집 사장 보내는 격"
입력 2026.08.14 05:00
수정 2026.08.14 05:00
국방부 정책실장 "민간인 출신 교장이 사관학교 개혁 추진했으면"
"기존 사관학교 교육 받았으면 창의적 학사 일정 만들기 어려워"
국방부 "김 실장 인터뷰는 개인 의견…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참석자들이 7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방장관에 이어 국군 장교의 산실인 사관학교장까지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은 최근 정부의 사관학교 통합 정책과 관련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군사관학교 초창기에는 예비역보다는 민간인 출신 교장이 사관학교 개혁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기존 사관학교 교육을 받았거나 군사적인 생각을 하고 있으면 창의적인 학사 일정을 만들기 어렵다"며 "개혁의 목적은 더 민주적인 절차와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래 세대에 맞는 사관학교로 바꿔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정책실은 국방정책의 수립과 종합, 조정 및 개발을 담당하는 부서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정책실 산하 국군사관학교창설추진팀이 맡고 있다. 정책을 전담하는 부서의 장이 직접 통합 사관학교장을 '민간인 출신'으로 임명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현재 육·해·공군 사관학교는 '중장 계급'이 학교장을 맡고 있다. 육사는 박후성(육사 48기) 육군 중장, 해사는 박규백(해사 47기) 해군 중장, 공사는 박흥재(공사 43기) 공군 중장 등이다.
정부의 방향대로 사관학교가 통합되면 당장 '3성 장군'이 맡을 수 있는 보직이 3곳 사라지게 된다. 이미 국군 중장은 해병대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차장, 육·해·공군 참모차장, 수도방위사령관, 육군특수전사령관, 수도군단장 등 30여명에 불과할 만큼 소수다.
민간인이 통합 사관학교장에 임명될 경우 군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수십년간 현장에서 군 조직과 군사작전, 전략 등을 체득한 실전 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이론 중심의 비전문가가 '합동성 강화'라는 목적 아래 사관생도들을 교육시킨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세계적 군사강국인 미국은 여전히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와 해군사관학교(아나폴리스), 공군사관학교(콜로라도 스프링스)에 현역인 육군 중장과 해병 중장, 공군 중장이 각각 학교장을 맡고 있다. 통합 사관학교(방위대학교)를 운영하는 일본 역시 민간인을 임명했던 전통을 깨고 4성 장군 출신인 요시다 요시히데(吉田圭秀) 전 통합막료장을 임명했다.
장재규 영남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군의 특수성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통합 사관학교장을 맡는다는 건 '화살 만드는 공장에 빵집 사장을 보내는 격'"이라며 "경험적 지식이 있고, 리더십이 있는 현역 가운데 합동성을 갖춘 전문가가 사관학교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우리 군이 약해지면 도움 되는 건 북한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김 실장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며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