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에선 결혼 장려, 세제에선 패널티…엇박자 정책 논란 [8·13 부동산대책]
입력 2026.08.14 07:26
수정 2026.08.14 16:29
보금자리론·디딤돌 등 정책대출 시 일반가구 소득기준 적용
대출 접근성 높아져…내 집 마련 위한 신혼부부 혼인신고 유인
종부세에선 결혼 불리? 부부 공동명의, 세 부담 커질 수도
ⓒ뉴시스
정부가 혼인신고로 신혼부부가 주거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책대출 문턱을 낮춘다.
반면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으로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셈법은 한층 복잡해지면서 결혼을 둘러싼 주택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정책대출에서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주택 구입자금 대출인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전세자금 대출인 버팀목대출은 혼인신고 이후 부부 합산소득을 기준으로 대출 자격을 판단한다.
이에 결혼 전에는 개인별 소득기준을 충족했던 청년도 혼인신고 후 배우자의 소득이 합산되면서 신혼부부 소득기준을 초과해 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의 일반가구 소득기준은 각각 연 6000만원, 7000만원 이하지만 혼인신고 후에는 두 상품 모두 부부 합산 연소득 8500만원 이하의 신혼가구 기준이 적용된다.
가령 연소득이 각각 6000만원인 남녀는 미혼일 때 개별적으로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의 소득요건을 충족하더라도 혼인신고를 하면 합산소득이 1억2000만원으로 늘어나 대출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부 합산소득이 신혼가구 기준을 넘더라도 배우자 중 한 명이 일반가구 소득기준을 충족하면 정책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개선안이 시행되면 부부의 합산 소득이 8500만원을 넘더라도 한 명의 소득이 연 6000만원 이하면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버팀목대출을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혼할 때 적용되는 정책대출 소득요건 등의 개선은 정책의 목표 계층이 대출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에는 혼인신고를 하면 정책대출의 소득기준을 벗어나게 돼 결혼을 미루는 청년들이 있었는데 이들의 혼인신고를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부동산 세금 영역으로 넘어가면 결혼 후 공동명의로 집을 소유한 부부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지고 때에 따라 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인별 과세인 종부세는 부부 공동명의일 경우 각각 공시가격의 9억원, 부부 합산 18억원을 공제 받을 수 있다. 이는 현행 단독명의 1주택자 공제기준 12억원은 물론 세제개편안으로 개선될 14억원보다도 더 높다.
문제는 비거주 시 이 기본공제액이 공시가격 8억원으로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이 세제개편안에 따라 공시가격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어드는 것보다도 더 하향조정되는 셈이다.
과세표준을 산출할 때 활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단독명의보다 공동명의의 부부들이 불리하게 적용된다.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내년 70%로 오르고 2028년부터는 주택 수 등에 따라 70%·80%로 달리 적용된다.
1세대 1주택자라면 조정대상지역이더라도 70%에 해당하지만 조정대상지역의 공동명의 1주택자는 실거주 여부를 막론하고 80%가 적용된다.
사실상 다주택자와 동일한 비율이 적용되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동명의 1주택자를 다주택자와 같은 규제로 묶는 것이라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물론 1세대 1주택자 특례를 활용하면 단독명의 부부와 동일한 공정시장가액비율, 고령·장기 보유 등에 따른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기본공제금액도 거주시 14억원, 비거주시 9억원으로 똑같이 적용돼 집값과 보유자의 상황에 따라 유리한 조건이 달라질 수 있어 판단이 쉽지 않다.
윤 위원은 “정책대출을 이용하는 신혼부부와 고가주택을 공동명의로 보유한 부부들의 종부세 부담 가중 등 사례들은 각 정책별로 대상이 달리 설정돼 있긴 하다”면서도 “종부세와 관련된 내용은 국회 통과 전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종부세 적용 기준에 대한 조세저항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혼에 대한 엇박자가 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면 부부 공동명의에 대한 내용은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