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가 승부 가른다③] '실체 없는 루머' 돌아…국민의힘에 독 될라
입력 2021.03.28 03:00
수정 2021.03.28 09:09
'사전투표 조작설' 실체 전혀 확인된 바 없어
투표 심리 영향…보수층 70.1% "본투표 참여"
휴일 아닌 재보선…사전투표 저조 '실'될 우려
오세훈 "사전투표 마다 말고 많이 참여해달라"

4·7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내달 2~3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보수층 일각에서 '사전투표 조작설'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선거의 특성상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해 결집시키는 전략이 절실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자칫 보수 지지자들의 저조한 사전투표가 전체적인 득표율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전투표 조작설'은 페이스북과 일부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조작설 자체는 지난해 4·15 총선 이후부터 보수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는데, 이들의 요지는 이번 4·7 재보선에서도 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니 사전투표 자체에 임하지 말고 조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본투표일에 투표를 하라는 것이다.
사전투표 조작설은 실체가 불분명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투표함 관리 등을 다소 부실하게 했던 정황이 밝혀져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으나, 조작설을 제기하는 주체가 주장하는 대로 어떤 조직적인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판단하기엔 그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4·15 총선에서 참패했던 국민의힘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도 자체 연구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된 조작설, 즉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취지의 결과를 도출했던 사실이 알려진 바도 있다.
그럼에도 최근 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사전투표를 하지 말라'는 문자 메시지와 SNS가 광범위하게 전파되면서,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야할 국민의힘이 매우 당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광범위한 움직임은 실제로 보수 지지층 사이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다.
매일경제·MBN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지층은 본투표 의향이 44.3%, 사전투표 의향이 48.7%로 특별한 편차가 없었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층에서는 본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이 7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일부 보수 지지자들이 이러한 기류에 따라 사전투표일에 투표장에 나오지 않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최종 득표율에도 실(失)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재·보궐선거는 일반 선거와 달리 선거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지 않는다. 투표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평소와 같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며 특별히 짬을 내 투표장에 가야 하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재보선에서는 적극 투표 의향을 가진 지지층을 일찌감치 투표하게끔 독려하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다. "백병전"을 외치며 '조직 동원'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대대적으로 진보 지지층을 향해 내달 2~3일 실시되는 "사전투표에 나가달라"고 홍보하고 나선 것도 국민의힘의 마음을 급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지지자 한 명이 열 명을, 그 열 명이 다시 각각 열 명씩 백 명을 투표에 참여하게끔 하자는 '일당백(一當百)'을 호소하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본인부터가 사전투표와 당일투표를 가리지 말고 투표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오세훈 후보는 27일 오후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 앞에서 열린 광진구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투·개표 시스템을 믿어달라"며 "사전투표·당일투표 구분 없이 개개인의 형편에 따라 투표를 많이 해주는 게 우리 야권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도 사전투표도 마다하지 말고 많이 참여해주십사 하는 홍보를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민의힘도 사전투표를 앞두고 이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내기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부 보수 지지층 분들이 왜 사전투표에 대해 우려하는지 그 배경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전혀 실체가 밝혀진 바 없는 루머에 보수 후보에 한 표를 행사하려는 분들의 의지가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재발되지 않도록 당 차원에서 보다 더 세심하게 신경쓰겠다. 그 부분을 꼭 믿어달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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