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도 증시, 닷컴 버블과 유사?
입력 2026.05.10 11:22
수정 2026.05.10 11:23
2008년 금융위기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 "주가 그냥 올라"
1987 블랙먼데이 예상했던
폴 튜더 존스 "1~2년 뒤 조정 가능"
미국 워싱턴의 앤드류 W. 멜론 강당에서 열린 '인공지능 정상회의(AI summit)'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그림자가 배경에 드리워져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인공지능(AI) 사이클이 국내외 증시 상승세를 견인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기술력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았다가 폭락장을 맞았던 '닷컴 버블'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 및 미국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해 유명세를 얻은 헤지펀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최근 증시 상승세를 '거품'에 비유하며 하락장을 경고했다.
버리는 최근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을 통해 "절대 멈추지 않는 인공지능(AI)"이라며 "주가가 그동안 올랐다는 이유로 그저 오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소비 심리, 고용 보고서 등 각종 경제 지표에 영향을 받기보단 AI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소비 심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으나 고용 동향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여건이 악화된 셈이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및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소비 심리에 직격탄을 날린 고유가가 미국·이란 종전 시 안정을 찾을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고용 지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AI 사이클에 강한 기대감을 유지한 결과로 풀이된다.
버리는 "알파벳 두 글자(AI)를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증시가) 1999~2000년 거품기의 마지막 몇 달 같은 느낌을 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근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흐름이 2000년 기술주 붕괴 흐름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포함된 해당 지수는 이번 주에만 10% 넘게 올랐다.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를 예측했던 헤지펀드 업계 거물, 폴 튜더 존스도 최근 거품 경계 필요성을 에둘러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AI 주도 장세가 닷컴 거품 붕괴 이전인 1999년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AI 사이클에 힘입어 "향후 1~2년 강세장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증시가 지금보다 40% 더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 비율이 300%나 350%에 이를 것이다. 조정을 예상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시총 대비 GDP 비율은 흔히 투자업계의 거물 워런 버핏의 이름을 따 '버핏 지수'라고 일컬어진다. 통상 해당 지수가 120%를 넘어서면 주가가 과열됐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