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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오세훈 "박영선 10만원 공약, 거짓 가능성"…대학생들 앞 직격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3.27 16:49 수정 2021.03.27 18:16

"1조면 기숙사 지을 수 있는데 막 나눠줘버려

대학생 여러분이 예리한 눈으로 공약 봐달라"

"화끈히 '등록금 돌려주겠다'하면 표 되겠지만

나는 평생 그렇게 정치 안했다" 이해 구하기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권역 대학생 대표자 간담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인당 10만 원 지급 공약'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며, 꼭 필요한데 써야할 세금을 막 나눠주겠다는 공약을 대학생들이 예리한 눈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오세훈 후보는 27일 오후 연세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서울 권역 대학생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오 후보와 연세대 최은지 총학생회장·박현민 부총학생회장, 고려대 김규진 중앙비상대책위원장·이윤지 정보대 학생회장, 중앙대 최승혁 총학생회장·임규원 부총학생회장이 참석했다.


간담회 시작은 오 후보가 "경력신입 후보자"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박 부총학생회장이 "고대생인데 연대에 와도 괜찮느냐"고 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곧 간담회 분위기는 진지해졌다. 대학생 대표자들은 △등록금 반환과 장학지원 △대학 재정난 해소 △공공기숙사 등 대학생 주거 문제 △청년실업 속 대학생 일자리 문제 등에 있어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오 후보가 "압박질문이다. 그냥 넘어가지를 못한다"고 웃을 정도였다.


대학생들 면전에서 오세훈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1인당 10만 원 지급' 공약 등을 정면 비판했다.


오 후보는 "4월 7일에 선거를 치르면 이튿날인 8일부터 일하는데, 시의회 예산은 지난해 연말에 통과됐다. 3월까지 예산 집행은 다 됐을 것"이라며 "박영선 후보가 1인당 10만 원씩 1조 원을 나눠주겠다는 것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예산은 다 짜여져 있지 않느냐. (나눠준다면) 돈을 빌려와서 나눠준다는 것"이라며 "나도 이런 자리에서 화끈하게 '대학등록금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고 하면 표가 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평생 그렇게 정치 안해왔다"고 단언했다.


공공기숙사와 관련해서도 오 후보는 박 후보의 공약에 날을 세웠다. 오 후보는 "빚을 내서 엉뚱한데 쓰겠다고 한다. 쓸 돈이 다 사라지고 있다"며 "1인당 10만 원씩 1조 원이면 기숙사를 지을 수 있는 돈인데, 막 나눠줘버리고 만다. 대학생 여러분들이 예리한 눈으로 봐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오세훈 후보는 △혼자 사는 청년·대학생들 월세 지원 규모를 현재의 연간 5000명에서 5만 명으로 확충 △대학등록금 관련 '중재' 역할 △서울시내 대학생 대표자들과의 만남 정례화 등을 약속했다.


오 후보는 "혼자 사는 청년·대학생들의 월세를 연간 5000명씩 월 20만 원씩 지원하고 있는데 5만 명까지 늘리겠다"며 "4월 8일부터 예산을 쓰는데 마른행주 쥐어짜듯 짜도 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그 와중에 내가 청년주거지원 1000억 원을 어떻게든 쥐어짜서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어 "시장이 되면 서울시내 대학 총장들 만나뵙고, 대학 총장들·이사진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지혜를 모아보겠다"며 "중재자 입장을 자처해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뭣 하나 속시원히 해주겠다는 게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면서도 "민주당 특징은 대부분 '똑같이 나눠주겠다'는 것인데, 아마 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과연 세금의 올바른 쓰임이냐. 나는 표를 손해보더라도 그렇게 할 생각은 없다"고 이해를 부탁했다.


서울시내 대학생 대표자들과의 만남 정례화에 대해서는 "10년 전에 시장직을 수행할 때 머리로 했다면, 앞으로 할 때는 가슴으로 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10년 전에는 공무원들과 회의하고 결재하고 지시하느라 주말도 없었는데, 이제 그런 시간을 줄이고 절실한 시민들을 찾아서 오늘처럼 이야기를 듣고 사정을 듣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약속 쉽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알지 않느냐. 약속을 너무 잘 지켜서 망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 않느냐"고 물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낸 뒤 "만약 (서울시장으로) 일하게 되면 여러분들과 정례적인 미팅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말씀을 듣고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것만큼은 속시원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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