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용기 갈아탈 때 서열 1·2위 장관 아닌 핵심 측근만 동행”
입력 2026.08.13 06:45
수정 2026.08.13 06:45
트럼프 몰래 바꿔탄 전용기, 美기자단 충격…“우린 ‘미끼’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9일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카타르가 기증한 새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귀국해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귀국하면서 암살 위협을 이유로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미군 수송기로 몰래 환승할 때 오랜 핵심 측근들만 동행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무리하고 카타르가 선물한 신형 에어포스원을 미리 영국의 공군기지로 출발시킨 뒤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구형 에어포스원에는 100명이 넘는 고위 참모진과 행정부 당국자, 취재진이 타고 있었지만 그는 반대편 문으로 몰래 내렸고, 기내식 운반차량에 숨은 뒤 미 공군 C-32 수송기에 탑승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은밀한 ‘전용기 갈아타기 작전’에 동행한 이는 미 행정부 장관 서열 1위인 마크 루비오 국무부 장관, 2위인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아닌 백악관의 측근 보좌진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내각 의전 서열 등과는 무관하게 위기 상황에서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신뢰 서열’이 드러난 셈이다
측근 보좌진은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나탈리 하프 보좌관, 월트 노타 국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그가 집권 1기 말 두 차례 탄핵소추 국면에서 상당수 참모가 거리를 둘 때도 끝까지 곁을 지켰을 뿐 아니라 퇴임 후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재선을 준비할 때 계속 보좌한 이른바 충성파로 알려졌다.
결국 구형 에어포스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태우지 않고 영국까지 이동했는데, 이 비행기에 남아있던 루비오 장관이나 베선트 장관 등 최고위급 당국자들이 이란의 요격 위험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국무장관과 재무장관은 대통령 유고 시 승계 서열에서도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는 핵심 직위다.
미 당국은 당시 이란이 휴대용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앙카라에서 출발하는 에어포스원을 향해 발사해 암살을 기도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이에 따라 미 비밀경호국(SS)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비행기를 옮겨타도록 해 기존 비행기를 미끼로 활용하는 이른바 ‘위장’ 작전을 펼쳤다.
NBC방송은 “만약 이란이 이 비행기(구형 에어포스원)를 격추했다면, 이 공격은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사건이자 끔찍한 인명 손실, 미국의 위신에 큰 타격을 입힐 사건으로 기록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 공항 활주로 미국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옆에 기내식 운반 차량들이 주차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비밀리에 비행기를 바꿔 타면서 동행 기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출입기자단이 백악관 측에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이자 폭스뉴스 앵커인 재키 하인리히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들과 만나 해당 작전에 대한 기자단의 우려를 전달했다.
백악관 기자단은 취재진의 안전뿐 아니라 대통령 동선을 기록하는 풀 기자단의 역할과 풀 보도의 정확성·신뢰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향후 예기치 못한 보안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응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와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