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특허 전담조직 설치…제네릭·신약 '이중 방어'
입력 2026.08.06 14:35
수정 2026.08.06 14:54
독점 시장 지키려 제품 경쟁력 강화 조직 마련
후속 제품 나올 때까지 특허로 방어전선 구축
엑스코프리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이 주력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지키기 위해 전담 조직을 새로 꾸렸다. 특허 만료와 경쟁 신약 등장이라는 두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엑스코프리는 회사 전체 매출의 90%를 책임지는 핵심 캐시카우다. 후속 파이프라인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엑스코프리가 실적을 떠받쳐야 하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연초 엑스코프리의 특허 만료에 대비해 법무 조직에서 지식재산(IP)팀을 떼어내 별도 조직으로 독립시켰다.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엑스코프리의 미국 물질특허 만료가 2032년 10월로 다가오면서 복제약이 밀려들기 전에 방어 체계를 다지려는 것이다.
특허 만료를 앞둔 제약사가 전담 조직을 꾸리는 것은 업계의 정석적 대응이다. SK바이오팜도 IP팀과 라이프사이클관리(LCM)팀을 가동하고 있다. IP팀은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관리해 복제약의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인다. LCM팀은 엑스코프리의 제형과 적응증(치료 범위)을 넓히고 처방 대상을 키워 동종 신약 대비 경쟁력을 강화한다.
엑스코프리를 위협할 경쟁 신약의 윤곽은 이미 드러났다. 미국 제논의 아제투칼너가 대표적이다. 아제투칼너는 엑스코프리와 같은 부분발작(초점발작)을 겨냥해 개발되고 있다. 성분과 작동 원리가 다른 만큼 기존 특허로는 아제투칼너의 상용화를 막을 수 없다.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아제투칼너는 엑스코프리로 조절되지 않던 환자를 포함한 임상에서도 발작 감소 효과를 보였다. 복용도 간편하다. 엑스코프리가 부작용 탓에 용량을 서서히 올려야 하는 반면 아제투칼너는 그럴 필요가 없다. 제논은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3분기 미국 신약허가신청(NDA)에 나설 계획이다.
경쟁 신약의 영향은 시간을 두고 나타날 전망이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제투칼너가 승인되더라도 상업화 준비와 처방 확산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엑스코프리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는 시점은 2028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사이 엑스코프리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쪽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은 최근 미국 규제 기관에 엑스코프리의 경구형 제형을 넘어 현탁액(액체) 제형을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소아 등으로 처방 대상을 넓히는 적응증 확대도 추진 중이다. 포용할 수 있는 환자 수를 늘려 경쟁 신약의 진입을 일정 부분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허 만료를 노린 제네릭(복제약)도 또 다른 위협이다. 엑스코프리 제네릭을 노리는 움직임은 이미 본격화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파라그래프 IV' 목록을 보면 지난달 기준 엑스코프리의 원료인 세노바메이트 복제약 허가신청(ANDA)은 2건 올라 있다.
복제약 원료를 FDA에 미리 등록하는 사례도 쌓이고 있다. FDA 원료의약품 등록(DMF) 목록을 보면 세노바메이트 원료 등록은 2023년 이후 8건으로 늘었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이미 복제약 출시가 가시화됐다. 현지 제약사가 세노바메이트 복제약의 제조·판매 권고를 받아 내수 출시를 앞두면서다. 인도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복제약을 겨냥한 준비가 여러 곳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위협 요인이다.
SK바이오팜은 특허 장벽을 높여 미국 시장을 지키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미국 FDA에 등록한 엑스코프리의 의약품 특허 정보는 2건이다. 성분 자체를 보호하는 물질특허는 2032년 10월 끝난다. 약의 사용 방법을 보호하는 용도특허는 2039년 6월까지 별도로 등재돼 있다. 성분 특허가 풀려도 복제약이 완전히 들어오는 시점을 7년가량 늦춰둔 것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IP팀과 라이프사이클관리(LCM)팀이 주축이 돼 특허와 적응증·적응대상 확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배타적 판매기간 연장 등 세노바메이트의 장기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물질 도입과 자체 플랫폼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며 세노바메이트의 높은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