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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보고 듣고 만난 이야기”…남해의봄날이 파고든 가치 [출판사 인사이드㊳]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7.14 13:48
수정 2026.07.14 13:49

지역에서 보고 듣고, 만난 가치 있는 콘텐츠들

다른 선택, 다른 가치를 향해 용기 낸 사람들의 이야기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 통영에서 채운 느리지만 꾸준한 시간…남해의봄날이 포착한 지역의 매력


남해의봄날은 2012년 운영을 시작한 경상남도 통영의 출판사다. 서울에서 일하던 정은영 대표가 쉬면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통영을 찾았다가 그곳에서 출판사까지 열게 됐다.


“원래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마포구 홍대 앞에서 첫 창업도 했다”고 설명한 정 대표는 “너무 열심히 일을 하느라 건강을 돌보지 못해 많이 아팠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통영에서 안식년을 보내게 됐다. 그 일 년의 경험이 저에게 완전히 새로운 삶을 꿈꾸게 했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정 대표가 푹 빠진 통영의 매력을 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남해의봄날에 대해 정 대표는 “우리가 살고있는 남해안 소도시에서의 일과 삶을 책만큼이나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로 지은 브랜드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들을 책에도 많이 담았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속도에 맞춰 일하고 살다 보니 느린 걸음으로 출간을 하고 있지만, 꾸준히 책을 내며 100종을 앞두게 됐다.


전국의 작은 책방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를 비롯해 땅끝 해남부터, 목포, 괴산, 인천, 춘천, 가평, 문경, 진해, 통영, 제주 등 오늘도 문 연 가게를 찾아다니며 구멍가게와 그 주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등 의미 있는 공간과 사람을 기록 중이다. 세상 모든 직장인을 위한 반전 있는 운동기 ‘마녀체력’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들의 운동 붐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는 남해의봄날이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보고 듣고, 만난 가치 있는 콘텐츠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하고 공유하는 ‘로컬북스’,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볼 때 다른 선택, 다른 가치를 향해 용기 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비전북스’, 남해의봄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담아내는 ‘봄날이 사랑한 작가’. 세 범주에서 책을 펴내고 있다.


이 가치들이 독자들에게 전달될 때 뿌듯함을 느낀다. 정 대표는 “모든 책들이 중요하지만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는 대한민국에 동네서점 열풍을 일으킨 책으로 많은 이들이 그 책을 들고 서점 여행을 다니며 책방을 창업하게 만든 책이라 큰 보람을 느꼈다. 책이 가진 힘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던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지역 출판사라 가능한 이야기들로 남해의봄날만의 가치를 쌓아나가고 있다. “지역에서 책을 내기 때문에 지역의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한 정 대표는 그만큼 한계도 명확하다고 말했다. 대다수 인구가 수도권에 밀집한 만큼,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해의봄날의 책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지역 출판사의 ‘강점’을 믿고 나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처음엔 좌충우돌 방법을 몰라서 참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지역에서 출판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독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일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책과 ‘공간’으로 확장하는 가치


독자들과 직접 만나며 조금씩 접점도 늘려나가고 있다. 남해의봄날과 함께 12년 전부터는 통영에서 봄날의책방도 함께 운영 중이다. 최근 순천에 지사를 내고, 독립서점 두 곳과 함께 ‘나무들의 밤’이라는 책 문화공간도 열었다.


남해의출판을 통해 책을 선보인 작가들은 전국의 동네책방 투어를 하며 독자들을 직접 만나는가 하면, 많게는 100회가 넘는 북토크로 깊이 있는 소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전국의 3대 빵집, 대전 성심당의 스토리를 담은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김태훈 저자는 150회에 달하는 북토크를 진행하는 큰 기록을 세웠다.


책과 함께 독서 문화 확산에도 기여 중인 남해의봄날이다. 정 대표는 “서점은 이야기가 모이는 공간이고, 그 이야기를 매개로 사람들이 연결되는 공간”이라며 “책이 그 중심에 단단히 자리하고 있다. 결국 사람을 연결하는 것은 책이라는 사실을 늘 깨닫곤 한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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