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성경·K-키즈 IP 내세운 애니메이션 관객 확보 경쟁 [D:영화 뷰]
입력 2026.07.14 11:00
수정 2026.07.14 11:01
아이들 눈높이 맞춘 직관적인 이야기→성인 타깃한 패밀리 애니
여름 극장가가 '호프',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오디세이' 등 대형 블록버스터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애니메이션 역시 또 하나의 흥행 축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성경 애니메이션 '다윗'을 시작으로 글로벌 흥행 IP '미니언즈 & 몬스터즈', 국내 대표 키즈 IP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이 차례로 극장가에 출격하며 가족 관객을 둘러싼 경쟁을 펼친다. 가장 먼저 개봉한 '다윗'은 개봉 첫 주말 7만 5470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는 등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롯데엔터테인먼·유니버설 픽쳐스·㈜바이포엠스튜디오
지난 6월 24일 북미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순차 개봉 중인 '미니언즈 & 몬스터즈'는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 2억 8003만 달러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미니언즈' 시리즈는 언어 장벽이 낮은 슬랩스틱 코미디와 노란 캐릭터 특유의 비주얼, 세대를 가리지 않는 유머를 앞세워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팬층을 구축해 왔다.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운 키즈 애니메이션이면서도 성인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엔터테인먼트로 자리 잡았고, 국내에서도 시리즈마다 200만 명 안팎의 관객을 꾸준히 동원하며 안정적인 티켓 파워를 보여왔다.
지난 7월 10일 국내서 개봉한 '다윗'은 성경 속 다윗 왕의 일대기를 현대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북미 개봉 당시 오프닝 2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킹 오브 킹스'의 오프닝 기록을 넘어섰고, 현재까지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 8788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제작 기간만 10년, 32개국 4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는 박보검을 비롯해 장광, 차지연, 송준석, 시영준 등이 더빙에 참여하며 대중성과 화제성을 더했다. 종교적 메시지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모험담의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기존 성경 콘텐츠보다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8월 개봉하는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은 2024년 개봉한 전작 '사랑의 하츄핑'이 124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톱3에 오른 흥행 바통을 이어받는다. 당시 극장가는 이른바 '하츄핑 신드롬'이 불릴 정도로 뜨거웠다. 코스튬 무대인사 티켓이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암표 문제가 발생해 배급사가 직접 불법 거래 자제를 요청할 정도였고, 캐릭터 굿즈는 품귀 현상을 빚었다. '티니핑' 시리즈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사주다 보면 지갑이 텅 빈다는 뜻의 '파산핑'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만큼 소비 열풍도 이어졌다.
흥행 배경으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직관적인 이야기와 감정을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전개,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이 꼽힌다. '인사이드 아웃2' 등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 어른과 아이를 함께 겨냥한 작품이라면, '사랑의 하츄핑'은 미취학 아동도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갖춘 것이 차별점이다. 여기에 여름방학과 폭염이 겹치며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가족 콘텐츠 수요가 높아진 점도 흥행에 힘을 보탤 변수로 꼽힌다.
이번 경쟁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도 서로 다른 IP 경쟁력이 맞붙는 구도다.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인 '미니언즈 & 몬스터즈', 성경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확장한 '다윗', K-키즈 IP를 대표하는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이 각기 다른 강점을 앞세워 여름 극장가를 공략한다. 같은 가족 관객을 겨냥하지만 실제 타깃층은 미묘하게 다르다. '미니언즈 & 몬스터즈'는 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성과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다윗'은 종교적 관심층과 가족 관객을,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은 탄탄한 키즈 팬덤과 부모 관객을 핵심 관객층으로 삼는다. 결국 흥행의 관건은 기존 팬덤만으로는 부족하다. 각 IP가 자신들의 핵심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 관객까지 얼마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