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강한 김주형, 슬럼프 딛고 클라레 저그까지 정조준
입력 2026.07.14 10:12
수정 2026.07.14 10:12
김주형. ⓒ PGA 투어(프레인 스포츠 제공)
33개월 동안 이어진 긴 침묵을 끝낸 김주형(24)이 이번에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부활을 알린 김주형은 오는 16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영국 잉글랜드 머지사이드주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7223야드)에서 열리는 제154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김주형에게 이번 디 오픈은 단순한 메이저 대회가 아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극심한 슬럼프를 털어낸 뒤 상승세를 확인하는 첫 시험대이자, 2023년 준우승으로 남긴 아쉬움을 씻을 절호의 기회다.
김주형은 지난해 2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진입이 단 한 차례에 그쳤고, 무려 9번이나 컷 탈락하며 세계랭킹이 100위 밖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US오픈에서는 악명 높은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의 강풍 속에서도 공동 3위에 오르며 메이저 경쟁력을 입증했다. 당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단 3명뿐이었고, 김주형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세는 스코틀랜드에서도 이어졌다. 링크스 코스인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린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는 나흘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PGA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2023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이후 무려 33개월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완벽한 부활을 알린 김주형이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은 디 오픈을 앞두고 얻은 최고의 예행연습이었다. 링크스 코스 특유의 강한 바람과 예측 불가능한 바운드를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경험은 이번 대회에서도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김주형 역시 링크스 골프의 핵심으로 '인내심'을 꼽았다. 그는 스코티시 오픈 우승 직후 "링크스 코스에서는 완벽한 드라이버 샷을 쳐도 이상한 바운스를 맞아 벙커로 들어갈 수 있다"며 "운의 영향이 큰 만큼 결과가 좋든 나쁘든 받아들이며 계속 플레이해야 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라고 말했다.
김주형. ⓒ AP=뉴시스
올해 디 오픈이 열리는 로열 버크데일은 세계 최고의 링크스 코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954년 처음 디 오픈을 개최한 뒤 올해까지 모두 11차례 대회를 치르며 세인트앤드루스(30회), 프레스트윅(24회), 뮤어필드(16회), 로열 세인트조지스(15회), 로열 리버풀(13회)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개최 횟수를 기록하게 됐다.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앤스와는 공동 6위다.
이곳에서는 피터 톰슨(호주), 아널드 파머, 리 트레비노, 톰 왓슨, 조니 밀러, 마크 오메라, 조던 스피스 등 세계 골프사를 장식한 선수들이 클라렛 저그를 품었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을 제외하면 대부분 미국과 호주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한 것도 특징이다.
디 오픈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62타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브랜던 그레이스(남아프리카공화국)는 2017년 3라운드에서 메이저 사상 첫 62타를 기록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다만 지금의 코스는 당시와 완전히 다르다. 전장은 67야드 늘었고, 5번 홀은 더욱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7번 홀은 그린이 높아졌고, 13·14·15·16번 홀도 설계를 변경했다. 특히 승부처인 18번 홀에는 페어웨이 벙커가 하나 더 추가되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코스로 변모했다. 세계 최고의 파3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12번 홀 역시 승부를 가를 핵심 홀이다.
이번 대회에는 총 156명이 출전하며 한국 선수는 김주형을 비롯해 임성재, 김시우, 양지호, 함정우 등 5명이다. 한국 선수의 디 오픈 최고 성적은 2023년 김주형이 기록한 준우승이다. 당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던 김주형은 이제 한층 성숙해진 경기력과 자신감을 앞세워 다시 클라레 저그에 도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