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유예돼도 금리가 7%”…지방 침체 속 차주 부담 여전
입력 2026.06.22 07:03
수정 2026.06.22 07:03
지방 ‘스트레스 DSR 3단계’ 연말까지 재유예
한도 축소 피했지만, 살인적 금리에 체감 ‘미미’
규제 유예 처방 한계, 경기 회복 대책 마련 시급
서울의 한 은행에 대출 상품 현수막이 걸려 있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지방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를 고려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 적용 시기를 한 번 더 뒤로 미뤘다.
이 때문에 당장 지방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들의 대출 한도 축소 우려는 덜게 됐다.
다만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이미 연 7%선을 돌파한 상황에서 규제 유예 정도로는 지방 차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힘들단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스트레스 DSR 3단계 행정지도 변경시행 예고’를 공고했다.
당초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지방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 유예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해 올 연말까지 시행한단 내용이 핵심이다.
쌓인 미분양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데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함에 따라 지방 주담대에 대한 예외 규정을 이어가기로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지방 주담대는 연말까지 현행과 같은 스트레스 금리 2단계인 0.75%가 적용된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이 시행 중이지만, 주택 거래가 수도권 일대에 집중돼 있고 지방 주담대가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단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1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잠정)를 살펴보면 차주당 주담대 신규취급액은 2억2939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1653만원 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집중이 심화됐다.
수도권의 차주당 주담대 신규 대출액은 3248만원 늘어난 2억7456만원을 기록한 반면, 동남권(-392만원), 대경권(-78만원), 강원·제주권(-1687만원) 등 지방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이 재차 유예되면서 지방 차주들은 당분간 수천만원씩 대출 한도가 깎이는 상황은 모면하게 됐다.
하지만 대출 한도가 유지되더라도 이미 주담대 금리가 치솟은 만큼 체감 효과는 미미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형(5년)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연 4.32~7.37% 수준이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미분양 리스크가 커 가산금리 조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해 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 상환 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반복되는 규제 유예로 시장의 정책 내성을 키우는 동시에 금융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단 지적도 제기된다.
침체된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규제 완화나 지원이 아닌 추가 규제 강화 시점을 늦추는 임시방편 조치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가계대출 관리의 핵심 규제의 시행 시기가 지방에 한정해 거듭 조정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자산시장의 수도권 쏠림을 외려 심화시키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단 우려도 적지 않다.
하반기에도 지방 미분양 해소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연말 규제 일몰 시점에 금융당국의 고민은 다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한 대출 규제 유예를 넘어 지방 차주들의 실질적인 소득 여건 개선 및 지역 실물 경기 활성화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미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에서 규제 적용 시기만 미루는 걸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