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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긴축 움직임…한은, 7월 ‘빅스텝’ 가능성은 ‘일축’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6.17 17:09
수정 2026.06.17 17:10

고유가 여파, 글로벌 중앙은행 연쇄 금리 인상

환율 1500원대 ‘뉴노멀’…한은, 긴축 시그널 강화

“빅스텝은 시장 어려울 때 얘기…물가 안정 적극 대응”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이르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축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유럽과 일본이 일제히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다음 달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일각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신현송 한은 총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 행보가 두드러진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 기준금리, 한계대출금리 등 3대 정책금리를 모두 0.25%p씩 인상했다.


지난 2023년 9월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긴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원유·천연가스 등 가격이 오르면서 유로존 물가를 자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CB에 이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도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연 0.75% 정도에서 1.0% 정도로 0.25%p 올렸다.


일본 기준금리가 1%대에 진입한 건 1995년 9월 이후 약 31년 만이다.


장기간 글로벌 시장의 초저금리를 지탱하던 엔화마저 긴축 기조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자금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중동발 전쟁 리스크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2.2%에서 지난달 3.1%까지 가파르게 치솟은 상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종전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도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한 데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안팎을 넘나들며 수입물가 부담을 높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신현송 한은 총재의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적절한 시기에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신 총재는 최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이날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선 “물가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은이 통상적인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넘어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단 관측도 흘러나온다.


15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글로벌 자산에 투자) 자금 청산 등이 가시화하면 환율이 1600원선까지 위협받을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자본 유출과 수입물가 폭등을 막기 위해 한은이 선제적으로 강력하게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단 분석이다.


다만 한은은 최근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신현송 총재는 “빅스텝 얘기가 나올 당시에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그때는 채권금리도 많이 높았고 환율도 많이 올랐었고, 지금과는 대조적이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면 중앙은행이 예외의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추측 같은 게 많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신 총재는 또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펼 때 결코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밑에 깔린 중요한 흐름을 항상 볼 것”이라며 “시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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