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중단 이겨낸 ‘대세 김민솔’…한국여자오픈 제패하며 첫 다승
입력 2026.06.14 20:19
수정 2026.06.14 20:19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한 김민솔. ⓒ 대한골프협회
'괴물 신인' 김민솔이 악천후를 뚫고 한국 여자 골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내셔널 타이틀마저 집어삼켰다.
김민솔은 1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1)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김민솔은 마지막 순간까지 매섭게 추격해 온 아마추어 국가대표 양윤서(3언더파 281타)를 1타 차로 제체고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해 iM금융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했던 김민솔은 이번 우승으로 2026시즌 K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다승 고지에 선착하며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이번 내셔널 타이틀 획득으로 김민솔은 명실상부한 시즌 상반기 최고의 퀸으로 등극했다. 우승 상금 4억원을 고스란히 통장에 꽂아 넣은 김민솔은 시즌 누적 상금 7억 7000만원을 기록, 상금 랭킹 1위와 대상 포인트 1위 자리를 동시에 탈환했다. 독주 체제를 갖춘 신인왕 레이스 역시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4억원의 상금 외에도 1억 3000만원 상당의 고급 SUV 차량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보너스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민솔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 최고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과 일본 최고 권위의 '일본여자오픈 챔피언십' 출전권까지 동시에 확보하며 세계 무대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
마지막 조에서 동타로 출발한 김민솔과 양윤서의 매치는 경기 초반부터 숨 막히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김민솔이 2번 홀(파3)에서 버디를 낚으며 기선을 제압하자, 양윤서는 전반에만 버디 3개를 쓸어 담으며 응수했다.
승부의 추가 요동친 것은 후반 라운드였다. 양윤서가 10번 홀(파4)에서 보기로 흔들리며 김민솔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순간, 레이크우드CC 상공에 벼락이 치기 시작했다. 낙뢰 예보로 인해 경기가 무려 2시간 55분 동안 중단되는 돌발 변수가 발생한 것. 자칫 리듬이 완전히 깨질 수 있는 변수였다.
준우승을 기록한 아마추어 양윤서. ⓒ 대한골프협회
긴 기다림 끝에 재개된 승부에서 웃은 쪽은 김민솔이었다. 양윤서가 14번 홀(파5)에서 5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며 주춤한 사이, 김민솔은 차분하게 파 세이브를 해내며 2타 차로 격차를 벌렸다.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은 결정적인 한 방은 15번 홀(파4)에서 터졌다. 정교한 세컨드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김민솔은 6m 거리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컵에 떨어뜨렸다. 양윤서가 17번 홀(파3) 버디로 끝까지 저항하고, 김민솔이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발했지만, 승부의 여신은 이미 김민솔을 향해 웃고 있었다.
지난주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에 출전했다가 공동 54위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들고 귀국했던 김민솔은 일주일 만에 완벽하게 반등에 성공했다.
김민솔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지난주 미국 메이저 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치며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 등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는데 그게 곧바로 약이 됐다"라며 "시즌 첫 우승 때 가슴에 품었던 '세계 정상에 서겠다'는 목표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2008년 이 대회 우승 이후 무려 18년 만에 고국 내셔널 타이틀 무대를 밟은 '살아있는 전설' 신지애는 최종 합계 3오버파 287타를 기록, 전우리, 신다인, 최예본 등과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무리하며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양윤서가 아마추어 신분인 탓에 지급되지 못한 준우승 상금은 공동 3위(1오버파)에 오른 노승희와 김민선에게 각각 1억 2000만원씩 돌아갔다.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한 김민솔. ⓒ 대한골프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