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여시재 원장...이광재의 묵중한 존재감
입력 2020.06.05 03:00
수정 2020.06.05 04:57
21대 여야 국회의원 공부 모임 '우후죽순' 만들고
잠룡 대거 참여 '포럼 자치와 균형' 아이디어 제시
현안 논의 주도하면서 '정치적 몸집' 자연스레 커져
'노무현의 남자' '여시재 원장'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년 만에 정계에 복귀했지만, 그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 원장 출신 답게 여야 의원들이 고루 참여하는 공부모임인 '우후죽순'을 만든 것은 물론 여권 잠룡들이 대거 참여하는 당내 지방자치 연구 모임인 '포럼 자치와 균형' 결성 과정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모임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 의원이 사실상 처음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 의원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만나 "4·15 총선이 끝난 뒤 5월경에 자치단체장 출신 국회의원들과 현직 시장·구청장들이 서울에서 모인 적이 있었다"며 "그때 지방자치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공유하다가 연구 모임을 구성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으로 포럼을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치와 균형' 관계자는 "모임 구성과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 의원이 내놓았고, 실무는 김영배 의원이 주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치와 균형' 발족을 위한 간담회에는 김태년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이낙연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송영길·이광재·김두관 의원 등 지자체장 경험이 있는 잠룡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모임은 21대 국회에서 지방자치 발전 및 지방분권, 한국판 뉴딜 등과 관련된 정책·입법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및 지방의회 경험이 있는 민주당 의원 42명과 현직 기초단체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자치와 균형'의 첫 공식포럼은 정기국회 전인 오는 8월 말 개최될 예정이다. 6월 중에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지방정부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지자체장들과 함께하는 '긴급 간담회'도 계획 중이다.
모임의 공동대표는 김철민·맹성규·서삼석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이 맡기로 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에는 성북구청장을 지낸 김영배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현직 지자체장을 포함해 약 10여명이 운영위원으로 위촉될 예정이다. 상임고문으로는 이낙연·송영길·우원식·이광재·김두관 의원이 선임됐다. 이들은 각각 전남지사, 인천시장, 서울시의원, 강원지사, 경남지사를 지냈다.
21대 여야 국회의원 공부 모임인 '우후죽순'은 모임은 경제·외교 등 각 분야의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입법 정책을 발굴하는 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음 주 중에 첫 모임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0~30여명의 여야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처럼 이 의원이 주요 현안 논의를 주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적 몸집'이 빠르게 커지는 모양새다.
198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일 때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 의원은 2003년 참여정부 출범과 동시에 만 38살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을 정도로 '핵심 브레인'으로 통했다.
자신의 고향인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구에서 재선(17·18대)에 성공한 뒤 2010년 진보 진영 인사로는 처음으로 강원지사에 당선됐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1년 1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강원지사 직을 잃었다. 동시에 10년간 공직선거 출마가 제한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9년 만에 정계 복귀 길이 열렸고, 4·15 총선에서 당선돼 여의도 복귀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