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兆도 부족"… 삼성 노조, 끝내 '영구 성과급' 고집하나
입력 2026.05.14 15:04
수정 2026.05.14 15:07
중노위 수십조 특별보상안에도 "제도화 아니면 의미 없다"
일회성 보상보다 '영업익 자동배분 구조' 요구에 산업계 긴장
'성과급 조정폭', '단계적 제도화' 질문에 노조 '묵묵부답'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중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핵심이 단순 성과급 규모를 넘어 '영구적 이익 배분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반도체(DS) 부문에 대해 사실상 40조원에 달하는 특별보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검토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제도화 없이는 의미 없다"며 일체 거부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은 이날 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추가 대화를 제안했다. 회사 측은 "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노사 간 직접 대화를 요청했다. 앞서 중노위도 이날 노사 양측에 오는 16일 사후조정 재개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정부 역시 협상 재개를 압박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화를 주선하고 양측을 조율하겠다"며 공개적으로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날 '제38회 한국노사협력대상' 시상식에 앞서 취재진과의 대화에서도 "대화로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는 여전히 "성과급 제도화가 없다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사후조정 노조측 대표 교섭위원인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상한폐지 제도화와 투명화 계획이 있으면, 대화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성과급 조정폭', '단계적 제도화'를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조는 정부 중재안에 대해서도 "헛소리"라고 비난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반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DS) 부문에 특별 포상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당 안은 DS부문이 업계 매출·영업이익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2%를 특별 포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DS 부문 OPI 총액이 약 4조원 수준이었던 점과 올해 DS 영업이익 전망치 등을 감안하면 특별 포상 규모가 최대 36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OPI까지 합치면 총 40조원 규모의 보상안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현재 DS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고, 연봉 50% 수준인 OPI 상한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황이나 경영 상황과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성과급 구조를 제도적으로 못 박아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회사 측은 사실상 이를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뿐 아니라 모바일·TV·가전·파운드리 등을 함께 운영하는 종합 전자기업인 만큼, 일시적 보상을 줄 순 있으나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고정 배분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사업부 간 형평성 문제와 미래 투자 여력 감소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업황 좋은 해에 특별보상을 추가로 하겠다는 안까지 나왔는데도 노조가 제도화만 강조하는 건 결국 영업이익 배분 구조 자체를 장기적으로 고정하자는 의미"라며 "단순 임단협을 넘어 기업 이익 구조 자체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의 2차 사후조정 수용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노조는 현재 주장하고 있는 '제도화' 및 '상한 폐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