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 대신 투잡…제조업 중고령자 생계형 부업 확산
입력 2026.09.11 13:55
수정 2026.09.11 13:56
50세 이상 제조업 부업률 0.7%→1.2% 상승
50세 이상 부업률, 다른 연령대의 두 배
관련 이미지. ⓒ데일리안 AI 생성 이미지
제조업에 종사하는 50세 이상 중고령층의 부업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이들의 부업률은 2018년 0.7%에서 2024년 1.2%로 0.5%포인트(p) 상승해 같은 기간 50세 미만의 상승폭을 웃돌았으며, 2024년 부업률은 50세 미만의 두 배에 달했다.
11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제조업 중고령자 노동시장 특징 분석 및 효율적 인력운용 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조업 임금근로자 전체 부업률은 2018년 상반기 0.4%에서 2024년 상반기 0.8%로 높아졌다.
연령별로 보면 50세 이상 부업률은 같은 기간 0.7%에서 1.2%로 약 71% 증가했다. 50세 미만은 0.3%에서 0.6%로 0.3%p 상승했다. 부업률 자체도 2024년 기준 중고령층이 50세 미만의 두 배였다.
소득이 낮은 근로자일수록 부업 증가세는 더욱 가팔랐다. 월 임금 200만원 미만 제조업 근로자의 부업률은 2018년 0.5%에서 2024년 2.1%로 4배 이상 뛰었다. 월 200만~300만원 미만도 0.4%에서 1.0%로 상승했다.
반면 월 400만~500만원 미만은 같은 기간 0.3%에서 0.6%, 500만원 이상은 0.3%에서 0.7%로 올랐다. 저임금 근로자일수록 본업 외 추가 소득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고용정보원은 제조업의 부업이 자기계발이나 경력 확장보다 부족한 소득을 메우는 ‘생계형 부업’ 성격을 띨 가능성에 주목했다. 주된 일자리에서 희망하는 수준의 소득을 얻기 어렵다면 추가 일자리를 통해 소득을 보충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특유의 임금체계도 배경으로 꼽혔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본급에 잔업과 특근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을 더해 수입을 올리는 구조에서는 근로시간 감소가 소득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보고서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야근과 잔업수당이 줄면서 일부 제조업 근로자가 부업에 나서거나 택배와 배달 등 다른 업종으로 이동한 사례도 제시했다. 뿌리산업과 조선업처럼 숙련공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인력 이탈이 기술 전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제조업 인력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조업 근로자 가운데 55세 이상 비중은 2010년 7.1%에서 2024년 20.5%로 확대됐다. 생산현장에서 중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의 소득 안정과 숙련 유지가 제조업 인력 운용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제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청년층의 신규 진입 촉진과 고령층 숙련인력 활용 극대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고령 숙련인력이 다음 세대에 지식과 기술을 전수할 수 있도록 기술전수 체계를 구축하고 고령자 친화적 일자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