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노조, 공정위 한화 지분취득 승인 반발…“즉각 재검토해야”
입력 2026.09.02 15:52
수정 2026.09.02 15:52
“한화는 공급업체이자 경쟁업체”…일반심사 제외 결정 규탄
ⓒKAI 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한화그룹 KAI 지분 취득 승인 결정에 반발하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KAI 노동조합은 2일 입장문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KAI 지분 15.89% 취득을 승인한 결정에 강한 유감을 넘어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공정위가 한화의 KAI 지분 취득에 대해 “현재 한화가 KAI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수준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일반심사 대상에서 제외한 채 승인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한화는 현재 KAI 지분 15.8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노조는 한화가 이미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밝히고 지분을 늘려온 만큼, 단순한 재무적 투자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기업 스스로 경영참여를 선언했는데도 현재 실질적인 지배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공정위가 이를 단순한 지분율 문제로 판단한 것은 항공우주·방위산업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노조는 한화와 KAI의 관계가 일반적인 투자자와 피투자회사 관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KAI가 생산하는 T-50, KF-21, LAH 등 주요 항공기 사업에 엔진과 항공전자장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노조는 한화가 KAI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KAI가 가격과 성능, 기술력을 기준으로 공급업체를 독립적으로 선정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 계열사의 제품과 기술이 우선 채택되거나, 다른 방산업체와 협력업체의 사업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도 검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사업 분야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노조는 경쟁 관계에 있는 한화 측이 KAI 경영에 참여하면 KAI의 입찰 전략, 사업 원가, 목표 가격, 기술개발 전략, 협력업체 및 컨소시엄 구성, 연구개발 투자계획 등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가 향후 한화가 KAI 지분을 추가 취득해 최다출자자가 되거나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을 겸임, 대표이사를 겸임할 경우 다시 기업결합 심사를 하겠다고 밝힌 점도 비판했다.
노조는 “한화는 이미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고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며 “한 번 훼손된 경쟁구조와 한 번 유출된 핵심정보는 사후적인 기업결합 심사로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KAI 노조는 공정위에 일반심사로 진행하지 않은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공개하고, 한화와 KAI 사이의 공급관계·경쟁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과 핵심정보 접근 가능성, 공급업체 선정 독립성 훼손 우려를 반영해 승인 결정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번 공정위 결정이 한화의 KAI 경영참여에 사실상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KAI의 독립경영과 국가 항공우주산업의 공정한 경쟁질서, 조합원의 생존권과 고용안정을 지키기 위해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