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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연애' 뒤 '현실생존'…요즘 오피스 드라마의 영리한 줄타기 [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8.24 11:30
수정 2026.08.24 11:30

‘내일도 출근’·‘최애의 사원’ 등 현실과 판타지의 '적절한' 조화

달콤한 로맨스·로또 판타지 속 ‘K-직장인’ 뼈 때리는 현실

2030 공감대 정조준…자극적 장르물 속 존재감

안방극장에 직장인들의 일상을 ‘날것’ 그대로 담아내는 오피스물이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종영한 ‘내일도 출근’을 필두로 현재 방영 중인 ‘최애의 사원’, 첫 방송을 앞두고 기대를 모으는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 이르기까지, 일터 속 희로애락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파고드는 중이다.


4.8%의 시청률로 종영한 tvN 드라마 ‘내일도 출근’은 일상적 권태기에 시달리던 직장인 차지윤(박지현 분)이 직장 상사 강시우(서인국 분)와 함께 일도 사랑도 다시 설레는 과정을 담았다.


까칠한 직장 상사와 티격태격하다 감정이 싹트는 전형적인 로맨스 드라마의 형식을 취하지만 ‘내일도 출근’은 7년 차 직장인의 현실적인 디테일로 극 초반 차별화에 성공했다. 차지윤은 반복되는 업무에 지쳐가면서도 회사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려 애쓰고 퇴근 후에는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버티는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으로 공감을 샀다. 이별 직후에도 출근은 해야 하는 직장인의 팍팍한 현실부터 퇴근 후에는 앞머리를 질끈 묶고 치킨을 뜯는 리얼한 화면까지. 평범해서 공감 가는 차지윤의 생생한 일상 묘사가 ‘내일도 출근’ 초반 입소문의 핵심 요인이었다.


‘내일도 출근’ 박지현ⓒtvN

‘최애의 사원’ 역시 삭막한 사무실에서도 ‘덕질’을 통해 멘탈을 지켜내는 청년 세대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펼쳐낸다. ‘최애’를 만나려다 ‘최애의 사원’이 된 신입사원 남다름(김혜준 분)의 성장기를 그리는 이 드라마 역시, 사내 커플 탄생 과정을 통해 설렘을 유발하는 로맨스 드라마다.


다만 그 이면에는 흔들리고 부딪히는 사회초년생 남다름의 고군분투가 있다. 최애와의 만남을 꿈꾸며 패션 회사에 입사했지만, 꿈꾸던 낭만 대신 현실을 마주하는 과정 위에, ‘덕질’의 낭만과 로맨스의 설렘이 함께 어우러져 ‘최애의 사원’만의 재미를 만들어낸다.


방영을 앞둔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로또 1등 당첨’이라는 직장인들의 판타지를 이용한다. 위아래로 치이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팀장 공은태가 로또 1등에 당첨된 후 사직서 대신 당첨금 13억을 품고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근하는 작품으로, ‘K-직장인 오피스 드라마’라고 장르를 소개 중이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소재를 통해 시청자들과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애의 사원’·‘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포스터ⓒtvN, 티빙

한때는 재벌 3세 본부장과의 판타지적인 로맨스가 대리만족을 선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의 오피스물은 달콤한 로맨스와 적절한 판타지를 내세우면서도 그 이면에는 직장인의 현실적인 생존기를 촘촘하게 배치해 공감의 발판을 마련 중이다.


물론 로맨스 드라마 장르 특성상 극 후반부로 갈수록 로맨스에 치중해 초기의 현실감이 다소 희미해진다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극 초반 ‘내 이야기’ 같아 공감되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시청자들의 입소문이 요즘 오피스 로맨스물의 흥행 원동력이 되고 있다. 2030 시청자들이 매일 마주하는 ‘일’과 사랑을 적절하게 오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 셈이다.


결국 달콤한 판타지와 현실 공감의 경계에서 균형을 잡는 유연함이 오늘날 오피스 드라마가 안방극장에서 살아남는 영리한 생존법이 됐다. 자극적인 서사와 화려한 볼거리의 액션·스릴러 장르물이 쏟아지는 분위기 속, 4% 내외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의미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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