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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하다 역풍?… 박위 논란으로 본 인플루언서 ‘사적 제재’ 부작용 [이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8.24 13:11
수정 2026.08.24 13:12

100만 넘는 구독자 향해 사회복무요원 실수 ‘박제’

시스템 개선 대신…‘분노’에 초점 맞춰 지적받아

사과문 게재 후 영상 삭제에도 구독자 이탈 이어져

KTX 휠체어 하차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영상을 공개한 유튜버 박위가 거센 비판 끝에 결국 사과문을 게시했다. 공익적인 고발보다는 자신을 돕던 사회복무요원을 향한 비난 여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공익적 문제 제기와 자극적인 ‘사적 제재’ 사이, 아슬아슬한 폭로의 위험성이 다시금 대두됐다.


21일 박위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위라클’에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박위는 KTX에서 하차하던 중 이동용 경사판을 고정하던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바퀴가 걸리며 휠체어에서 떨어져 고꾸라졌다.


박위는 “일부러 의도를 가지고 하신 건 아니지만 발을 경사로 위에 올려놓은 것 자체가 너무 화가 났다”고 분노를 표하는가 하면 “공손하게 죄송하다고 하셨다”면서도 “순간적으로 납득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거기서 떨어져 크게 다쳤다면 너무 아찔하다”, “휠체어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 현장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위 '위라클'ⓒ유튜브 영상 캡처

그러나 영상 공개 직후 비판의 화살은 박위에게 돌아갔다. 현장 조치와 사과가 끝난 상황에서 개인의 과실을 100만 구독자 앞에 공개한 것은 ‘과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구조적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아닌, 개인의 실수를 지적하는 ‘낙인찍기’에 가깝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박위는 “제 전달 방식이 미숙했고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하고 영상을 삭제했으나, 100만이 넘었던 구독자가 99만명으로 줄어들 만큼 대중들의 실망감이 크다.


유명인의 SNS 폭로는 그간 ‘양날의 검’으로 작용해 왔다. 지난해 소유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 글로벌 항공사의 인종차별적인 대우에 대해 지적해 사과를 받은 바 있다. 해당 항공사는 앞서 혜리 역시 “한 달 반 전에 예약하고, 좌석까지 미리 지정했는데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없다고 이코노미로 다운그레이가 됐다. 환불도 못 해주고, 자리가 마음에 안 들면 다음 비행기 타고 가라는 항공사. 심지어 두 자리 예약했는데 어떻게 둘 다 다운그레이드될 수가 있느냐”고 공개 지적한 바 있었다. 불공정 대우 또는 차별 문제를 공론화해 사과를 끌어낸 긍정적인 사례로 꼽힌다.


반면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한 부정적 사례도 있다. 2022년 한 음식 유튜버가 “간장게장에서 밥알이 나왔다”는 허위 주장으로 무고한 식당이 문을 닫아야 했던 일이 대표적이다.


특히 비판의 화살이 거대 기업이 아닌, 현장 실무자 개인을 향할 때 부작용은 더 커질 수 있다. 해명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온라인에 박제된 영상은 지울 수 없는 2차 피해를 남기곤 한다. 온라인상에서는 도움을 주려다 공론화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장애인을 향한 배려와 도움 자체를 기피하게 만들 수 있다며 역효과를 우려하기도 한다.


최근 ‘참교육’이라는 자극적인 서사로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는 사적 제재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100만명 이상의 대중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명인일수록, 경계심은 더 커야 한다. 자신의 영향력이 자칫 누군가를 무너뜨리는 흉기가 될 수 있음을, 유명인들이 선보이는 콘텐츠의 무게감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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