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용아맥 14만원까지…대작마다 되풀이되는 특별관 암표 [영화 뷰]
입력 2026.08.14 14:42
수정 2026.08.14 14:43
‘오디세이’ IMAX·‘스파이더맨’ SCREENX·4DX로 수요 집중
특별관 재관람 늘지만…한정된 좌석 노린 웃돈 거래도 반복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개봉 2주 차에도 압도적인 예매율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이맥스(IMAX)로 관객이 몰리면서 심야와 새벽 회차까지 매진되고, 정가의 수배에 달하는 암표까지 등장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도 SCREENX와 4DX에서 높은 객석률을 보이는 등 대작을 특정 포맷으로 즐기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특별관을 둘러싼 예매 경쟁도 다시 과열되고 있다.
'오디세이' 메이킹 스틸ⓒ유니버설 픽쳐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오디세이’의 실시간 예매율은 66.5%로 1위를 기록했다. 예매관객 수는 90만 명에 육박했다. 2위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예매율은 19.4%로 두 작품의 격차는 47.1%포인트에 달했다.
예매 수요는 아이맥스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은 평일에도 주요 시간대 좌석을 구하기 쉽지 않으며 자정을 전후해 시작하는 회차까지 매진이 이어지고 있다. 취소되는 좌석을 잡기 위해 예매 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는 이른바 ‘취케팅’도 벌어지고 있다.
이 틈을 노린 웃돈 거래도 다시 등장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용아맥’으로 불리는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의 선호 좌석 한 장을 14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극장의 2D IMAX 관람료는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1만 7000원에서 2만 1000원 수준이다.
'오디세이' 티켓 판매ⓒ당근마켓 중고거래 플랫폼
놀란 감독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벌어지는 익숙한 풍경이기도 하다.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오펜하이머’ 등 아이맥스 포맷을 적극 활용한 작품들은 개봉 때마다 좋은 좌석을 둘러싼 예매 경쟁이 벌어졌다. 놀란 감독 작품뿐 아니라 ‘어벤져스’ 시리즈와 ‘아바타’ 시리즈, ‘듄’ 시리즈 등 시청각적 체험을 앞세운 대형 블록버스터가 개봉할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올여름에는 이러한 특별관 쏠림이 더욱 뚜렷하다. CGV 데이터전략팀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관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CREENX, 4DX, IMAX 등 주요 특별관 객석률은 70~80% 수준을 기록했다. CGV 측은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특별관 수요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도 특별관에서는 좋은 좌석을 찾기 어렵다. 13일 CGV용산아이파크몰 예매 현황을 보면 SCREENX관은 오후 1시30분, 4시30분, 7시30분 회차의 잔여 좌석이 각각 2석, 3석, 2석에 불과했다. 오후 10시30분 회차 역시 200석 가운데 8석만 남았다. 4DX도 오후 2시30분과 9시 회차의 잔여 좌석이 각각 5석과 4석으로 사실상 매진에 가까웠다. 새벽 시간대까지 수요가 이어져 오전 1시30분에 시작해 오전 4시5분께 끝나는 SCREENX 회차도 200석 가운데 36석만 남아 있었다.
두 작품의 특별관 흥행은 관객들이 작품의 특성에 따라 관람 포맷까지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디세이’는 IMAX,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SCREENX와 4DX로 수요가 몰리는 식이다. 같은 작품도 어떤 포맷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특별관을 찾아 영화를 보는 관람 행태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특별관 선호는 극장 재방문과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N차 관람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CGV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두 차례 이상 극장을 찾은 고객은 전체 방문 고객의 11.3%였다. 이 가운데 56.8%는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모두 관람했다. 다회차 관람객 중 15.7%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반복해서 관람했으며, 다회차 관람객의 절반가량이 특별관을 이용했다.
문병일 CJ CGV 데이터전략팀장은 “올여름 극장가는 팬데믹 이후 가장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대작들의 릴레이 흥행과 특별관 인기가 극장 재방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SCREENX, 4DX, IMAX 등 포맷별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즐기기 위해 여러 차례 관람하는 문화가 새로운 관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극장 입장에서는 반가운 변화다. 같은 기간 전체 영화시장 관람객은 약 955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5.6% 증가했고, CGV 방문 고객은 58.1% 늘었다. 관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온 극장가에서 특별관이 관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특정 작품과 상영관에 수요가 집중될수록 한정된 좌석을 이용한 암표 거래도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용산 아이맥스처럼 대체하기 어렵다고 인식되는 상영관은 공급을 단기간에 늘릴 수도 없다. 예매가 열리자마자 선호 좌석이 동나고, 취소표를 기다리는 관객과 웃돈을 붙여 표를 내놓는 판매자가 동시에 등장하는 이유다.
공연과 스포츠 분야에서는 암표 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영화 티켓은 상대적으로 제도적 대응이 미비하다. 현장 암표 판매는 경범죄처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 웃돈을 붙여 영화 티켓을 되파는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극장들이 비정상적인 예매 패턴과 부정 거래를 자체적으로 감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별관은 침체된 극장가에 관객을 끌어들이고 N차 관람까지 만들어내는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동시에 대작이 나올 때마다 특정 상영관의 좌석에 웃돈이 붙는 현상도 되풀이되고 있다. 특별관의 희소성이 극장 관람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를 넘어 암표상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달라진 관람 환경에 맞는 대응책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