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보선도 어려울 것"…부동산 민심 악화에 민주당 '흔들'
입력 2026.08.13 05:30
수정 2026.08.13 05:30
李대통령 지지율, 40대·중도층서도 '하락'
송영길 "지지율 하락 핵심은 부동산 문제"
與, 오세훈 책임론·공급책 마련으로 방어
내부에선 '국정·당 운영 차질' 우려 커져가
주택시장 안정화 TF단장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TF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세제개편안 여파로 부동산 민심이 악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어수선하다. 당대표 후보는 물론 수도권 의원들까지 지지율 하락과 국정 동력 약화를 우려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여권 공세와 의원총회로 대안을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선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전환 없이는 난국 타개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12일 국회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이달 내에 부동산 공급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제개편으로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공급 속도전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해 "작금의 주택 공급 부족 사태를 초래한 주범은 바로 윤석열 정권과 오세훈 시정 그리고 국민의힘의 무능"이라며 "민생을 볼모로 잡는 못된 정치를 그만두고 지금이라도 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F 단장인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8월에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해도 반드시 (주택)공급을 위한 법안을 처리하겠다"며 "부동산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민주당은 부동산 민심 극복 방안으로 '윤석열 정부·오세훈 시정'을 향한 공세와 공급 확대 대책 마련을 선택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급 부족의 책임을 야권으로 돌려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자는 전략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향하고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로 8~10일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정평가는 54.1%를 기록했다. 42.9%인 긍정평가와는 11.2%p차다.
부동산 세제개편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서울에서의 부정평가는 59.5%에 달했고, 수도권인 인천·경기에서도 54.8%에 달하는 부정평가 응답이 나왔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에서도 53.7%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18~29세와 30대에서도 부정평가는 각각 62.4%, 62.9%로 집계됐다. 중도층에서도 과반이 넘는 51.1%가 이 대통령의 국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한 의원은 "지지율이 급격하게 빠지는 원인은 부동산과 주식 밖에 없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지지율은 계속 빠질 것"이라며 "특히 중도층이 흔들리고 있다는 건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당내에서도 지지율 이반의 원인을 부동산으로 꼽는 목소리가 나온다. 8·17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영길 당대표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지지율 하락의 원인에 대해 "핵심은 부동산을 잘못 다루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 세금에 손대지 말라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이라며 "(세제개편으로) 부동산 종부세·양도세 (등을 합산) 해봤자 1조원이다. 50조원의 추가 세수가 나는데 왜 1조원에 목숨을 걸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으로 인해 악화되고 있는 수도권 민심이 정부와 당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꺼내 들고 있다. 민주당 차기 서울시당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SBS 라디오에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민주당이 유리하겠느냐'는 질문에 "결코 그렇지 않을 것 같다"며 "지난번 지방선거에서도 오세훈 시장이 깜짝 승리했다고는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대통령이 승리했던 대통령선거에서도 이재명 플러스 권영국과 김문수 플러스 이준석을 합치면 서울에서 우리가 3% 졌다. 서울이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특히 서울시장 선거를 최근 세 번 다 졌는데, 민심이 천심이라고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중요한 길목에서 어깨가 무겁다"며 "서울 시민들은 미래비전이나 부동산, 주식 같은 경제상황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집권여당이 능력 있고 유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지금 그런 중요한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고 세제개편의 수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김민석 대표 후보는 지난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취임 즉시 서울시장과 강릉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준비에 착수한 뒤, 선거 후 재신임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배 의원의 우려대로 부동산 민심으로 인해, 열릴 가능성이 있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민주당 지도부의 궐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당내 추가 의견 수렴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같은 날 당내 서울시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은 부동산 정책 대응 간담회를 열어 서울 주택공급 위기 원인과 공급방안 개선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세금과 주식 그리고 연금 문제는 너무 민감해서 예민하고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단 해보고 수정하겠단 건 더 큰 반발을 불러올 것이고 모든 것을 뒤흔들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