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 우려먹기 대신 ‘생활 밀착’으로… 주말극 판도 흔드는 ‘현실 공감’의 힘
입력 2026.08.14 11:00
수정 2026.08.14 11:00
MBC '유부녀 킬러' 주말 안방 1위 등극
장르적 쾌감 넘어서는 '일상의 애환'이 흥행 열쇠
SBS ‘김부장’의 흥행 바통을 MBC ‘유부녀 킬러’가 이어받고 있다. SBS는 ‘재벌X형사2’를 통해 ‘금토 유니버스’의 기세를 이어가려 했으나, ‘유부녀 킬러’의 강력한 공감대에 밀리는 모양새다.
ⓒ'유부녀 킬러'·'재벌x형사2'·'오싹한 연애' 포스터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는 최근 회차인 4회 시청률 9.5%를 기록했다. SBS ‘재벌X형사2’의 출격에도 불구, 방송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큰 기대를 받으며 출발한 ‘재벌X형사2’는 첫 회 6.1%로 출발해 2회에서는 5.8% 로 소폭 하락했다.
‘유부녀 킬러’는 ‘킬러’라는 비현실적인 설정 위에 ‘워킹맘’과 ‘육아’라는 일상적 소재를 결합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유보나(공효진 분)의 활약과 아슬아슬한 이중생활로 장르적 재미를 선사하는 한편, 워킹맘의 애환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답답한 현실과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는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화제가 된 ‘김부장’의 흥행 요인을 잇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액션 쾌감을 넘어 시청자와의 탄탄한 유대감을 형성해 더 깊은 몰입을 끌어내고 있다. 앞서 ‘김부장’ 역시 딸을 찾는 아빠 김부장(소지섭 분)의 절절한 부성애와 복수극의 쾌감을 조화롭게 그려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반면 경쟁작들은 장르적 쾌감에 방점을 찍으며 대중적 공감대를 놓친 모양새다. 특히 시즌2로 세계관 확장을 시도한 ‘재벌X형사2’는 화려한 도입부로 시선을 사로잡으려 했으나 전개가 다소 판타지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재벌형사 진이수(안보현 분)가 폭탄 테러의 표적이 되고, 경찰청 대테러팀장 주혜라(정은채 분)가 새롭게 합류하며 스케일을 키웠지만, 현실과는 거리 먼 캐릭터 설정 탓에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타 방송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KBS ‘결혼의 완성’은 웰메이드 스릴러로, tvN ‘오싹한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와 호러를 엮은 참신한 시도로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결혼의 완성’은 5~7%대, ‘오싹한 연애’는 4~6%대의 시청률에 머물며 특정 장르 팬층을 사로잡는 데 만족해야 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JTBC ‘아파트’는 아파트 속 숨겨진 돈을 접수하기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전직 조폭 보스 박해강이 주민들과 함께 비리를 타파 기를 다뤘다. 공감은 잡았으나 다소 평이한 전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결국 화려한 제작비나 자극적인 판타지만으로는 더 이상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다. 답답한 현실을 풀어줄 시원한 사이다 전개도,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는 현실적 발판이 마련되어야 빛을 발하는 셈이다.
향후 주말극의 판도 역시 장르적 쾌감 위에 시청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 공감대’를 어떻게 녹여낼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