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한 명, 한 명이 박물관”…‘책 읽는 사회’를 위한 길 [‘시니어’ 독자③]
입력 2026.08.15 06:49
수정 2026.08.15 06:49
맞춤 프로그램 1년에 100회 이상
“프로그램에 따라서 대기 하기도 해”
책을 빌려 읽는 것을 물론, 함께 모여 수업을 듣고 나아가 ‘내 이야기’도 꺼내놓을 수 있다. 조금 큰 목소리로 대화해도 말리는 이들은 없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주요 문제로 꼽히는 노년층에게는 ‘단비’ 같은 공간이지만, 현재 이러한 장을 열어주는 시니어 전문 도서관은 전국에서 한 곳뿐이다.어린이 전문 도서관이 공공도서관 60여 개, 작은도서관은 90여 개가 운영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가원시니어도서관
2021년 9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문을 연 가원시니어도서관은 노년 독자들이 책을 빌리고, 읽는 공간이다. 55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고, 책을 매개로 한 노년층 맞춤 프로그램이 1년에 100회 이상 진행되는 전국 유일의 시니어 전문 도서관이다.
책과 독서가 중심이지만, 갈 곳 없는 어르신들에게 언제나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가원시니어도서관의 김상미 대표는 코로나19 직후 할 일이 없어 천장만 보고 누워있던 어머니를 보고 시니어 전문 도서관 개관을 결심했다. 어르신들을 위해 문화적인 돌봄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시니어도서관을 열어 어르신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자 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실제로 독서동아리를 비롯해 꾸준히 이어지는 가원시니어도서관만의 프로그램은 개설도 전부터 노년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유료지만, 다수의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소수의 어르신들은 프로그램이 진행되길 기다리시고, 프로그램에 따라서 대기를 하시는 경우도 있다”라고 반응을 설명했다.
노년 독자들의 만족과는 별개로, ‘현실적인’ 어려움도 없지는 않다. 김 대표는 아무래도 민간에서 운영하는 사립도서관이다 보니, 인력, 경비 등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언급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공간을 확대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노년층의 일상에 책이 스며들기 위해선, 독서와 만나는 문턱을 낮춰주는 통로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노년 독자를 확보하는 것은 독서 시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ㅍ세대 간 격차를 줄이고, 우리 사회가 ‘책 읽는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년층의 탄탄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모든 도서관에 어르신들의 회고록을 기록하고 전시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사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모두 박물관이더라”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