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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살풍경 바꿔야”…발굴이 필요한 노년 독자층 [‘시니어’ 독자①]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8.13 06:49
수정 2026.08.13 06:49

은퇴 후 즐거움 또는 고령자들의 더욱 풍성한 삶을 위해 책과 독서는 필수”

“다양한 책의 형태와 분야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향유할 수 있게 해야”

대한민국 60세 이상의 어른 10명 중 8명은 1년 내내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은퇴 후 시간은 늘었지만, 노년 독자들의 책장은 여전히 비어있다. 대한민국이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출판 시장에서 노년층은 여전히 ‘가능성만’ 있는 단계다.


교보문고의 큰글자책ⓒ교보문고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60% 이상이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팍팍한 여건 속에서, 60세 이상 노년층의 종합독서율은 14.4%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보였다. 75.3%로 가장 높은 독서율을 기록하며 책 관련 굿즈 구매나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출판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20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출판계는 탄탄한 구매력을 갖춘 노년층을 잠재 독자층으로 바라보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노년층을 ‘문화 취약계층’이 아닌, ‘독서 인구’로 전환하는 것은 출판 시장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가능성을 선점하려는 현장의 시도는 이미 시작됐다. 대표적인 시도가 글자 크기를 약 1.5배 키우고 글자 사이의 간격까지 넓힌 ‘큰글자책’이다. 시력이 나쁘거나 나이가 많아도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시도다.


교보문고는 올해 국내 첫 큰글자책 전용 브랜드인 ‘이지페이지(EasyPage)’를 론칭하며 다양한 큰글자책을 선보이고 있다. 이지페이지를 통해 자사 책을 선보이는 민음사는 “최근 중장년 독서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상대적으로 새로운 독서층을 배려하는 출간물은 드문 것이 사실”이라며 “물리적 고충이 있지만 일상에서 고전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제작했다”라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공공 부문의 발걸음도 이어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는 2009년 큰글자책 보급을 시작한 이래 현재 ‘큰글자책 보급 지원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도서관에 보급을 이어가고 있다.


야외도서관 찾은 시민들. 기사 내용과는 무관.ⓒ뉴시스

개별 출판사들이 본격적으로 노년층을 겨냥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아직 큰글자책은 일반 책에 비해 글자 크기와 간격이 달라지는 만큼 책의 전체 사이즈가 커지고, 도서 특성에 따라 문단이나 사진 배치까지 새로 구성해야 한다. 제작 과정에서 상당한 품이 들어가며, 제작비 역시 1.5배~2배가량 더 투입된다.


결국 초고령사회 속 노년층 독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공도서관 보급을 넘어, 개별 출판사를 향한 실질적인 제작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근본적으로는 노년층의 인식을 전환해 독서 인구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상 콘텐츠가 모두의 일상을 파고든 현재 어린이·청소년에게 맞춤형 독서 교육이 필요한 것처럼, 노년층에게도 ‘책 문화’를 전수하는 특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책과사회연구소 백원근 대표는 “은퇴 후 즐거움 또는 고령자들의 더욱 풍성한 삶을 위해 책과 독서는 필수”라며 “책이 넘치지만 우리나라 고령자들은 대부분 ‘책 없는 삶’의 삭막한 살풍경 속에서 노년을 살아간다. 흥미진진한 다양한 책의 형태와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드리고 직접 경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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