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의 문을 좁힐수록 넓어지는 금리의 틈
입력 2026.08.14 07:01
수정 2026.08.14 07:01
금리 인상기 접어들며 은행 예대금리차 확대 가능성
예대금리차 확대, 대출 총량규제와 맞물리면 더욱 확대
자본규제 중심 대출 공급, 금리 산정 내역 공시 및 금리인하요구권 강화 필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도 확대되며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은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올리며 약 3년 6개월 만에 긴축 전환을 알렸다.
최근 공시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평균은 2.16%p에서 2.22%p로 확대됐다.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과도한 신용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정책이다. 그러나 가계의 시선에서 금리 인상은 단순히 ‘돈값이 비싸지는 문제’가 아니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훨씬 빠르게 오르는 순간, 가계는 정책금리 인상분 이상의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된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다. 물론 이것이 은행의 순이익이나 폭리를 그대로 뜻하지는 않는다.
은행은 신용위험, 유동성 비용, 자본비용, 영업비용, 대손충당금 등을 부담한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금리 0.1%p의 차이도 장기간 누적되면 상당한 상환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흐름은 경계할 만하다.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아직 뚜렷한 확대 국면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수신 경쟁이 살아나면서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빠르게 오른 영향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최근 한 달 사이 0.06%p 확대됐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보통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큰 시중은행은 예금금리를 추가로 낮출 여지가 제한적이다.
이미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더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대출금리는 정책금리 하락과 시장금리 인하를 반영해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금리 인상기에는 반대의 유인이 작동한다. 은행은 자금조달 비용 증가와 미래 부실위험을 이유로 예금금리 대비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결합할 때다. 총량규제는 단기간에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실제로 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 은행은 대출한도를 줄이고, 심사를 엄격하게 하며, 상품 판매를 조절한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 대출 취급액 자체가 줄어든다면, 줄어든 수익을 보전하려는 유인이 생긴다. 가장 손쉬운 조정 수단 중 하나가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필자의 연구(The Effect of the Regulation of the Total Amount of Household Loans on Lending Behavior of Korean Banks, 2024)는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시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은행의 이자 부문 수익성 제고로 나타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규제의 정책목표가 정당하더라도, 은행이 공급량 축소를 금리 인상으로 보완한다면 해당 비용은 대출을 꼭 필요로 하는 실수요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
이로써,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총량규제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의 중심을 ‘일률적 대출 물량 통제’에서 ‘위험에 상응하는 자본규제’로 옮기는 데 있다.
경기와 신용 팽창 국면에는 경기대응완충자본 등 자본규제를 강화해 은행이 위험 대출을 늘릴수록 더 많은 자본을 쌓게 해야 한다.
소비자 보호 장치도 보강해야 한다.
우선, 금리인하요구권을 실질화해야 한다. 은행은 신용 상태 개선, 소득 증가, 부채 감소 등 요건을 충족한 차주에게 왜 금리 인하를 수용하거나 거절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다음으로 대출금리 산정 내역의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 기준금리, 조달 비용, 신용위험 비용, 자본비용, 업무원가, 가산금리의 구성과 변동 사유를 소비자가 이해하도록 표준 양식으로 제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기에 예대금리차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일률적 물량 통제보다 경기대응완충자본 등 위험기반 자본규제 중심으로 보완해야 한다.
또 대출금리 산정 내역과 금리 변동 사유를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하는 것도 요구된다.
동시에 금리인하요구권의 수용·거절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함으로써,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데 금융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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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