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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 "재정위기, 감액 아닌 구조개혁으로 넘어야"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입력 2026.08.10 14:28
수정 2026.08.10 14:29

경기도, 3주 안에 실행체계 마련

감액 추경·2027년 예산 전면 재설계

지방세제 개편·중앙정부 재정분담 개선까지 추진

10일 오후 경기도청 율곡홀에서 열린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킥오프 회의에서 주형철 경제부지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올해 감액 추가경정예산과 내년도 예산 구조조정을 넘어 지방재정 제도 전반의 개편에 나선다.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10일 열린 '재정위기 극복 TF' 킥오프 회의에서 "이번 위기는 올해 한 해의 문제가 아니며,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위기가 상시화된다"며 단기 세출 조정과 중장기 세입 구조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앞서 추미애 지사의 '재정 비상 상황' 선언에 따라 주 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를 구성했다. TF는 세출분야, 세입·세제개편, 소통·홍보, 대외협력 등 네 분야로 나뉘어 가동된다. 이달 말까지 재정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지방재정 제도 개선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는 이달 말까지 TF 운영 후 다음달 '(가칭)재정위기 극복 실행위원회'를 출범, 추진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주 부지사는 이날 발언에서 재정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지방재정 제도"를 지목했다. AI 산업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바뀌고 복지 수요가 급증했지만, 세원과 국가·지방 간 재정 배분 구조는 개발시대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주 부지사는 "바뀐 것은 사회와 경제이고 바뀌지 않은 것은 제도"라며 "그 간극이 지금 경기도에서 가장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지사가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세제개편을 보다 분석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이에 따라 도는 현재 도의회에 제출할 감액 추경안 마련에 우선 주력할 방침이다. 주 부지사는 감액 추경을 "단순한 지출 축소가 아니라 4분기에 미처 담지 못한 민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민생 추경"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깎기 위한 추경이 아니라 채우기 위한 추경"이라며 민생과 안전 분야는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는 세수 결손과 미편성 예산 등에 대응하기 위해 7733억 원 규모의 감액을 검토했으며, 저성과·중복·집행부진 사업을 중심으로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다만 감액 추경이 실제로 민생 추경이 되기 위해서는 사업별 감액 근거와 재원 재배분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 감액 규모만 강조하고 어떤 사업을 줄여 어떤 사업을 보강하는지 설명하지 못할 경우, '민생 보호'라는 명분이 예산 삭감의 수사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 부지사는 내년도 예산 편성의 네 가지 원칙도 제시했다. 가용 재원 범위 안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며, 경기도가 맡아야 할 역할에 재원을 집중하고, 기계적인 일괄 삭감은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계속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 편성되는 관행을 끊겠다"고 밝힌 대목은 내년도 예산 편성의 방향을 보여준다. 전년도 예산을 기준으로 일부 증감만 반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를 다시 따지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법정의무경비와 재난·안전, 취약계층 직접지원 사업은 우선 보호하고, 집행이 부진하거나 효과가 낮은 사업은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주 부지사는 다만 "일률적으로 몇 퍼센트씩 깎는 것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책임 회피"라며 부서별 동일 비율 삭감에는 선을 그었다. 향후 쟁점은 '핀셋 조정'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성과가 낮은 사업과 정책 방향이 다른 사업을 구분하지 못하면, 구조조정이 효율화가 아니라 민선 8기 사업 정리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AI 시대에 맞는 지방재정 기준을 마련하고 세입 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주 부지사는 AI 산업 기반 조성과 인재 양성 등 미래 성장에 필요한 업무를 지방정부가 담당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은 개발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 사무가 지방으로 이양되면 재정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며 국가가 결정한 업무와 비용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문제 등도 중앙·지방 간 재정분담 재설계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도는 지방소비세 확충,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의 합리적 배분,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 개선 등을 중앙정부와 국회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정혁신TF 역시 지방소비세 비율 확대와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의무지출에 대한 지방비 부담 상한 등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지방세제 개편은 경기도만의 의지로 실현하기 어렵다. 관련 법률 개정과 중앙정부·국회의 동의가 필요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세원 배분 갈등도 조정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세수 효과와 지자체별 이해관계를 반영한 구체적인 개편안을 얼마나 신속히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다.


주 부지사는 이와 함께 재원이 부족하더라도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 가능한 사업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가 직접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대학·공공기관·시군 등 여러 주체의 자원을 연결하고 협력의 장을 만드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공공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겠다는 행정 전략이다. 다만 모든 사업을 민간 자원 연계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돌봄과 안전, 취약계층 지원처럼 수익성이 낮고 공공성이 높은 분야는 민간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지방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다.


주 부지사는 도의회와의 협력, 31개 시군 및 다른 광역지자체와의 연대, 중앙정부·국회와의 협의도 강조했다. 예산의 최종 권한이 도의회에 있는 만큼 감액 추경과 내년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모든 과정을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부지사는 끝으로 "위기는 곧 개혁의 최적기이다. 3주 안에 설계도와 실행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경기도 공무원들의 저력을 믿는다. IMF, 리먼 브라더스 사태, 코로나 사태를 거쳐오며 여러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이 있지 않나.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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