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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한항공·진에어’ 눈앞으로…살길 찾는 항공업계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8.10 10:37
수정 2026.08.10 10:39

통합 대한항공 12월 출범…뒤이어 초대형 LCC도 등장

트리니티는 ‘LCC 탈피’·제주항공은 내실

이스타는 몸집 키우기·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공략

위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쟁 항공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에 이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도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합친 대형 사업자의 등장이 예정된 만큼 기존 항공사들이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에 각자의 생존 영역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2월17일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완료하고 통합 대한항공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양사 합병을 조건부로 인가했으며, 대한항공은 현재 안전운항체계 변경검사와 해외 항공당국 인허가 등 남은 절차를 밟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이후에는 LCC 시장의 지각변동도 기다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3사는 통합 법인 출범을 위한 전담 조직을 꾸리고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르면 2027년 1분기 통합 LCC 출범 가능성이 거론된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국내 항공시장은 FSC와 LCC 모두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가 압도적인 규모를 갖추는 구조로 재편된다. 단순히 항공기 숫자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중복 노선 조정과 슬롯 활용, 정비·운항 효율화까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기존 항공사들이 느끼는 압박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은 몸집 경쟁보다는 각자가 강점을 가진 영역을 선점하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짜는 분위기다.


트리니티항공 신규 항공기 도장 이미지 ⓒ트리니티항공

가장 선명한 변화를 택한 곳은 최근 티웨이항공에서 간판을 바꾼 트리니티항공이다. 트리니티항공은 기존 LCC의 틀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하고 ‘선택형 서비스 항공사(SSC)’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꺼냈다. 가격 경쟁을 중심으로 한 기존 LCC와 달리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하고, 유럽·호주 등 장거리 운항 경험과 소노그룹의 호텔·리조트 인프라를 결합해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트리니티항공은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진에어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외형 경쟁보다 서비스와 고객 경험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확실히했다. 이상윤 트리니티항공 대표도 최근 브랜드 출범 행사에서 항공사의 규모 자체가 고객 선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항공의 선택은 ‘내실’이다. 무리하게 몸집을 키우기보다 기단 현대화와 노선 효율화를 통해 기존 LCC 사업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B737-8 구매기를 확대하고 경년 항공기를 매각·반납하는 방식으로 연료비와 정비비 부담을 낮추고 있다. 현재 구매 보유 중인 B737-8 10대에 더해 연말까지 5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매출 4982억원, 영업이익 644억원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으며, 1분기 탑승객도 331만135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4.2% 증가해 국적 LCC 가운데 가장 많았다.


통합 진에어가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다면 제주항공은 비용 효율성과 높은 탑승률로 맞서는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 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순 공급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운항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은 적극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2023년 재운항 이후 기단과 노선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통합 LCC 출범 전에 시장 내 입지를 최대한 넓히는 전략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20호기를 도입하면서 보유 항공기를 20대까지 늘렸다. 이 가운데 절반인 10대가 연료 효율성이 높은 B737-8 신기재다. 올해 들어서는 인천~홍콩 등 신규 노선을 추가하며 중화권을 비롯한 국제선 네트워크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라는 정체성을 장거리 노선으로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LCC들이 일본과 동남아 등 중·단거리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안 미주를 중심으로 한 장거리 시장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현재 인천~로스앤젤레스·뉴욕·샌프란시스코·워싱턴DC 등 미주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면서 기존 FSC와 LCC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일부 노선의 경쟁 제한 우려가 제기됐던 만큼 장거리 시장에서 독립계 항공사가 갖는 의미도 커지고 있다. 통합 대한항공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대형항공사보다 낮은 가격과 LCC보다 넓은 좌석·장거리 네트워크라는 기존 사업 모델을 얼마나 확고하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거대 항공사의 출범이 곧 국내 항공시장의 경쟁 방식 자체를 바꿀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LCC 경쟁이 일본·동남아 인기 노선에 항공기를 많이 투입하고 저렴한 운임을 제시하는 것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기단 효율성과 장거리 노선, 서비스, 그룹 계열사와의 연계 등 항공사별 사업 구조가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LCC 3사의 통합까지 완료되면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 구도가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며 “다른 항공사들이 통합 항공사와 단순히 규모로 경쟁하기는 어려운 만큼 앞으로는 각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노선과 고객층을 얼마나 확실하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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