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선두 달렸지만 단 1.48%p 차… 승부처는 '호남·수도권'
입력 2026.08.10 06:00
수정 2026.08.10 06:00
경선 누적 결과 金 46.01%, 鄭 44.53%, 宋 10.17%
김민석 vs 정청래 격차 1.48%p에 불과…3086표 차
명청대전 불 붙으며 거센 발언 오가…감정 싸움 격화
투표인단 110만 호남·수도권서 승부 갈릴 것 전망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정청래·김민석 당 대표 후보가 9일 대구 호텔인터불고 엑스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의 차기 당권 향방이 안개 속에 갇혔다. 김민석 후보가 제주·인천에 이어 강원과 대구·경북 당원의 선택을 받으며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정청래 후보와의 격차는 여전히 종이 한 장 차이다. 당원이 집중된 호남과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권 경선만을 남겨둔 가운데, 향후 당권 주자들의 '호남·수도권' 전략이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소병훈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9일 대구 북구 인터불고 엑스코호텔에서 발표한 강원 및 대구·경북 순회경선 결과 김민석 후보는 1만8977표(48.54%)를 얻어 1만7355표(44.40%)의 정청래 후보에 1622표(4.14%p)차 승리를 거뒀다. 송 후보는 2760표(7.06%)를 획득했다.
지역별로 김 후보는 강원(9568표·50.30%)과 경북(4948표·47.38%)에선 정 후보에 앞섰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정 후보가 4603표(47.82%)로 4461표(46.35%)의 김 후보를 제치는데 성공했다. 송영길 후보는 강원과 경북에선 각각 1476표(7.76%)와 561표(5.83%)를 획득했고, 대구에선 723표(6.92%)를 얻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발표된 제주·인천 지역 합산 결과에서도 2만2537표(47.75%)로 1만9862표(42.08%)였던 정 후보에 2675표(5.66%p)차로 앞섰다. 송 후보는 4799표(10.17%)였다.
이에 지금까지 진행된 충남·충북·대전·세종·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에서의 경선을 합산한 결과 김 후보는 9만5821표(46.01%)를 획득해 정 후보(9만2735표·44.53%)에 소폭 앞섰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086표(1.48%p)차에 불과하다. 송 후보는 지금까지 1만9715표(9.47%)를 기록했다.
8·17 전대를 한 주 앞둔 만큼 세 당권주자들은 강원과 대구에서도 독한 발언들을 쏟아내며 서로를 견제했다. 김 후보는 이날 강원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 후보를 겨냥해 "말실수를 해서 한 지역을 뺏기는 일도 없을 것이고, 중앙당이 입장을 정하지 못해 한 지역을 놓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6·3 지방선거 당시 정 후보의 행보를 비꼰 것이다.
이에 정 후보는 "어떤 후보는 노선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며 "벌써 당 대표가 된 양 이 사람한테 이 당직 주고, 저 사람한테 저 당직 주고, 이래서야 되겠나"라며 김 후보를 비난하기도 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탈당한 김 후보의 과거를 재차 상기하며 '배신자' 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갈등은 대구에서 더 격화됐다. 정 후보는 대구 연설회에서 김 후보를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람 대접 받고 싶으냐, 그러면 의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청래가 의리 하나만큼은 으리으리하다"고 발언했다. 이 역시 김 후보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9일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강원 합동연설회 시작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후보는 지난 지선 직전부터 정 후보가 추진해온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선명성 부각에 나섰다. 그는 "오늘 (연설회장에) 들어오다가 정 후보 지지자들이 '청래당'이라고 쓴 깃발을 흔든 걸 봤다"며 "박근혜를 지지한 사람들이 당을 만들어도 친박연대라 짓고 김일성도 김일성 당이라 짓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당사에 자기 이름으로 정당을 한 사람은 조국혁신당과 청래당뿐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과 통합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긴다는 정신 승리가 어디서 나온건가"라며 "저 송영길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반대한다. (지지율) 0.8%, 2030에서 0%의 정당과 무슨 합당을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력 당권주자인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가 수천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에 두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의 시선은 다음주로 예정된 호남과 수도권 선거 결과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5일 전남광주(약 32만명)와 전북(약 19만명), 16일 경기(약 34만명)와 서울(약 26만명)에서 마지막 순회경선을 치른다. 이들 네 지역의 투표인단만 110만명을 웃도는 만큼 지역별 결과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 후보는 이날 대구 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강원과 대구·경북은 제가 가장 약했던 곳이고, 사실 조직 하나 없이 오직 당원들만 믿고 왔다"며 "호남은 제대로 된 개혁을 할 사람, 야무진 사람을 항상 지지해 왔다. 저는 누구보다 개혁 의지가 강하고 개혁 대표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호남에서 절 품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 측은 대구 연설회를 마친 직후 "호남에서 과반 승리를 굳힐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낸 후 "제주·인천에 이어 승리를 가져오면서 대세를 굳히는 양상"이라고 자평했다.
김 후보와 가까운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분다. 남해에서 서해로, 다시 동해로 이어진 바람은 이제 최종 승부처인 호남과 서울·경기로 거침없이 나아간다"면서 "과거가 아닌 미래, 분열이 아닌 통합의 정치, 바로 김민석"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강원과 대구, 경북에서 2760명의 당원 동지들이 저를 지켜주셨다. 한 표, 한 표, 정말 소중하고 고맙다"라며 "제가 더 잘하겠다. 낙담하지 않겠다. 그럴 틈도 없다.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이고 선거는 마지막 투표함을 열 때까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적었다.
다만, 이들 지역에서도 지금과 같은 초접전 양상이 계속되면 전당대회 당일인 17일에 발표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30%) 결과에 따라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특정 후보가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 대표로 확정되지만, 실패할 경우 선호투표제 방식의 결선이 실시되는 점도 변수다. 3위 후보자를 1순위로 뽑은 이들이 2순위로 누구를 더 많이 선택했느냐에 따라 차기 대표가 최종 확정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