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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종전과 최고지도자 사망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8.10 07:00
수정 2026.08.10 07:01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지난 2024년 10월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헤즈볼라 사무실을 방문한 모습. ⓒ AFP/연합뉴스
다시 제기되는 모즈타바 사망설


최근 다시 이란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망설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과거에도 몇 차례 사망설이 보도된 적이 있기는 하다. 모즈타바는 지난 2월 28일 미국의 첫 공습으로 사망한 독재자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으로 최고지도자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발표됐다.


필자는 지난 3월 14일자 본지에 ‘이란 최고지도자의 시신 정치?’ 라는 제목으로 모즈타바가 사망했다고 관측하는 칼럼을 썼다. 당시 필자는 모즈타바는 미국의 첫 공습으로 사망했고 2000억 달러 이상인 알리 하메네이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집사 모크베르가 환관 정치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달 쯤 지난 4월 중순 여러 외국 언론들이 모즈타바 사망 또는 중태설을 잠깐 보도했으나 곧 잠잠해졌다. 심지어 모즈타바 건재설을 의심하는 언동을 한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이 가택 연금되고 알리 라리자니 전 국회의장은 회의에서 배제되는 등 이란 당국은 모즈타바의 상황을 철저히 비밀에 붙였다.


이후에도 간간이 모즈타바 사망설이 흘러나오다가 이란 당국의 강력한 부인으로 다시 묻히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이란의 고위 당국자들이 사망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란, 승전 공식화


우선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지난 5일 국영TV에 출연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와의 소통이 매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와이어는 7일 익명의 복수 정부 소식통을 인용, “모즈타바가 매우 위독한 상태로 내각 인사들과 전혀 접촉하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그의 순교 소식이 들려오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을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이제 이란 집권 세력이 더 이상 모즈타바의 사망을 숨길 수 없거나 또는 숨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의 양상이 지난 3월, 4월과 달라진 점은 최소한 4가지다. 이란은 전쟁 수행 과정에서 걸프 주변국과 튀르키예와의 적대 관계가 심화됐으나 중국·러시아와 가까워졌고 막대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걷어 국가 재건기금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또 미국에 패배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심각한 곤경에 처한 상황이다. 요컨대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현 시점에서까지 모즈타바의 사망을 숨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아마도 승리를 선언하고 모즈타바 사망을 발표하고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선포할 것이다.


이란의 차기 정부는?


이제 이란에는 집사 모하마드 모크베르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모크베르는 오랫동안 알리 하메네이의 비자금을 관리한 실세로 지난 3월초 알리 하메네이 사망이 확인된 직후 서방 정보기관들은 모크베르가 권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란 당국이 철저하게 모즈타바를 내세우면서 모크베르는 잠시 잊혀져 있었다. 실제로 모크베르는 2년 전 바르자칸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한 후 두 달 가량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일한 적도 있다.


다만 모크베르는 정신적 지도자도 아니고 군사 지도자도 아니다. 유능한 집사일 뿐이다. 대통령권한 대행도 알리 하메네이가 살아있을 때의 일이다. 본인은 종교계와 군부를 이끌고 이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서기 1600년 여름 일본에서 토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집사 이시다 미쓰나리가 도요토미군을 이끌고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군을 상대했던 것처럼.


하지만 세키가하라 전투의 결과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다. 호가호위하는 집사는 권위로도 실력으로도 거대 집단을 끌고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실기한 트럼프


트럼프로서는 3월이나 4월중 명예롭게 승전을 선언하고 전쟁에서 명예롭게 빠질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출구 전략의 시점을 선택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속내를 들키고 협상 수법까지 간파당했다.


‘트럼프는 언제나 물러선다’라는 의미의 타코(TACO·Trump always comes out) 처럼 트럼프의 모든 엄포는 블러핑에 불과했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란도 블러핑으로 일관한 점은 마찬가지지만 이란의 내밀한 사정은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은데 반해 미국의 속사정은 고스란히 이란에 전달됐다.


트럼프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작용하는 부동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런 식으로 항상 정보의 비대칭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공적 영역에서 정보 보안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리고 미국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트럼프가 민간 영역에서 누려온 정보의 비대칭성은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 누릴 수 없다.


결국 트럼프는 지난 1979년 카터 대통령의 테헤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태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불명예스런 후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시작할 때 목표로 했던 것 가운데 얻은 것이라고는 알리 하메네이와 차남 모즈타바, 부자의 목숨 뿐이다.


트럼프가 잃은 것


트럼프는 잃은 것이 너무 많다. 우선 이란에 패배했다. 핵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도 송두리째 이란 손에 넘겨줬다. 미국의 최첨단 무기 재고가 떨어진 것이 결정타다. 반면 이란의 재래식 전력은 곧 복구될 것이다. 미국은 유럽의 동맹국 대부분과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국제 유가도 폭등했고 미국 내 유가와 물가도 크게 올랐다. 미국 내 여론조자 지지율도 40% 미만, 최저 수준이다.


트럼프가 이끄는 공화당은 90일 앞으로 다가올 중간 선거 패배가 확실시된다. 카터가 이란 사태로 정권을 넘겨 줬듯이 트럼프도 비슷한, 아니 더 가혹한 운명을 맞을 수도 있다. 선거 패배 다음은 민주당이 주도할 탄핵이다. 탄핵에 찬동할 공화당 의원도 꽤 나올 것이다. 전쟁 기간 트럼프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선물 투자를 하거나 주식을 사고 판 흔적이 많다. 탄핵과 수사가 동시에 진행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일까? 벌써 트럼프는 공화당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이렇듯 모든 전쟁은 항상 시작하기보다 마치기가 더 어렵다.



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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