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밭’ 된 축구협회…한국축구 암흑기 오나
입력 2026.08.10 21:01
수정 2026.08.10 21:01
북중미월드컵 졸전 이어, 과거 외국인 심판 상대로 성접대 의혹 충격
9~10월 A매치 4연전 흥행 적신호, 협회 재정에도 타격 불가피
하반기 임시 사령탑도 안개 속, 당장 내달 아시안게임도 비상
지난 6일 대학축구협회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된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코리아풋볼파크 일대 모습.ⓒ 연합뉴스
2026 북중미월드컵 졸전에 이어, 국회 청문회와 사상 첫 압수수색까지 받으며 고초를 겪은 대한축구협회는 15년 전 외국인 심판들을 대상으로 성 접대를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협회는 지난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국내에서 개최된 2014 브라질 월드컵 및 2012 런던 올림픽 예선전과 평가전 등 총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 및 감독관 10여 명에게 성 접대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당시 협회 직원들은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법인카드로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협회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국회 청문회에 이어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과 다수의 내부 구성원들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 년 전 일에 대한 보도에 이르기까지, 협회와 관련된 각종 사안으로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여전히 반응은 싸늘하다.
이미 안팎으로 신뢰를 잃은 한국축구는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하반기를 예고하고 있다.
북중미월드컵에서 실망감을 안긴 A대표팀은 당장 오는 9~10월에 예정된 A매치 4연전(에콰도르·우루과이·베네수엘라·우즈베키스탄)의 흥행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어느 정도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던 북중미월드컵 직전부터 홈 경기 관중 수는 몰라보기 어려울 정도로 줄었다.
실제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전에는 2만 2206명의 적은 관중만이 경기장을 찾았고, 안방에서 열린 마지막 A매치인 가나전은 관중석의 절반 수준(3만 3256명)을 채우는 데 그쳤다
월드컵을 통해 반등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고, 이후 파도 파도 끊임없는 협회의 의혹, 우루과이를 제외하면 그리 매력적인 매치업 상대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흥행 적신호는 이미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장에 많은 관중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협회의 살림살이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하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또한 9월부터 열리는 A매치 4경기는 임시감독 체제로 치르게 됐는데 과연 임시로 위기의 대표팀을 이끌기 위해 지휘봉을 잡을 제대로 된 적임자가 나타날지도 미지수다.
정식 사령탑 체제로 하반기를 보내는 것이 아니기에 당장 A대표팀은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까지 명확한 플랜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의 사임으로 당장 다음 달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 제대로 된 지원업무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우려가 크다.
어쩌면 한국축구의 암흑기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 과연 협회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