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 유치 총력” 구미의 가치, 평당 1000원 보다 더 끌리는 갖춰진 반도체 생태계
입력 2026.06.26 17:21
수정 2026.06.26 17:21
구미국가5산업단지(하이테크밸리) 2단계 조성 현장. ⓒ 구미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청-호남권 등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이어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오자 첨단산업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어온 경북 구미시는 ‘산업 논리에 따른 부지 결정’을 강조하며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5일 구미시청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반도체 제조공장(fab) 유치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분양하는 제5국가산업단지 2단계 산업용지를 평당(3.3㎡당) 1000원에 분양하겠다”며 “구미에서는 다이소 물품보다 싼 가격에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평당 148만원인 지역 내 국가산업단지 부지를 평당 1000원에 내놓는 파격적 분양 계획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충청-호남권 반도체 투자설이 잇따라 나오면서 구미시는 반도체 제조공장 유치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현재 분양 가능한 산업용지는 총 82만 평. 평당 분양가가 148만원임을 감안하면 총 1조2000억원 상당의 재원을 구미시가 마련하는 셈이다. 탄탄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와 안정적인 전력·용수 공급 여건, 대규모 산업용지까지 갖춘 강점을 앞세워 차세대 국가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미시의 의지다.
김 시장은 “SK실트론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 309곳이 모여 있어 생산 효율이 높고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전력·산업 용수·산업 부지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소개했다.
공장 입지는 시장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를 고려해 기업이 선택하는 것이지, 정부가 특정 지역에 ‘가라마라’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의 의견도 피력했다.
김 시장은 “국가균형발전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장경제의 원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산업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전략산업으로 정치적 셈법에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정 지역을 선정한 뒤 대규모 인센티브와 정책 패키지를 집중하는 방식이 민간 기업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산업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발전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같은 맥락이다.
구미는 이미 반도체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SK실트론, LG이노텍을 비롯한 309개 반도체 연관 소부장 기업이 집적돼 있으며 AI 데이터센터까지 포함한 반도체 밸류체인이 형성돼 있다.
전력 자립도 전국 1위(228%), 낙동강 수계를 활용한 일 68만 톤의 추가 취수 용량을 확보한 상태로 산업용수 공급능력까지 갖춰 반도체 생산시설 입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과 제5국가산단(2단계) 간 10km 이내 거리에 위치해 글로벌 물류 접근성도 뛰어나다.
“21세기 산업의 쌀은 반도체"라며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던 김 시장은 2023년 비수도권 유일의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성과를 바탕으로 실제 생산시설까지 끌어들여 구미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을 완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팹은 반도체 칩이 실제로 생산되는 초정밀 제조시설로 장비·소재·부품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핵심 인프라다.
구미는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이후 약 4년간 16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명실상부한 반도체 산업의 핵심지역으로 솟아올랐다. 이미 웨이퍼·기판 등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산업기반이 갖춰져 있다. 팹만 유치한다면 ‘반도체 수도’로도 불릴 만하다.
김장호 구미시장도 펩 유치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파격적으로 ‘싼 땅값’을 내걸었지만, 구미는 가장 완성된 반도체 생태계라는 점에서 이전부터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싼 땅값보다 더 큰 매력이 이 바로 이 부분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새로운 국가 성장거점이 비수도권에 조성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산업인 만큼 시장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장호 구미시장. ⓒ 데일리안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