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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iX3, 오래 봐야 예쁜 얼굴과 안 봐도 훌륭한 성품 [시승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6.22 09:00
수정 2026.06.22 09:00

BMW 첫 ‘노이어 클라쎄’ 뉴 iX3 시승기

디자인 대변화, 내부 역시 미래 지향적으로

눈 돌리지 않아도 주요 정보가 앞유리에

전기차 특성 십분 살린 경쾌한 주행성능

뉴 iX3 ⓒBMW코리아

전기차 전환과 자율주행, 차량 내에서 즐기는 콘텐츠. 엔진 기술력이 중심이었던 수백년의 럭셔리 자동차의 기준이 최근 크게 바뀌면서, 여기에 대응하는 첫번째 카드는 단연 '디자인'이 됐다. 수백년을 이어온 익숙한 얼굴부터 바꾸는게 아무래도 가장 주목받기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시점으로 BMW의 뉴 iX3를 바라보면 대체 얼마나 큰 변화를 감행하고 싶었는지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디자인 공개 이후 사진 만으로 차쟁이들을 떠들썩하게 만든, 충격적인 얼굴. 과연 하이브리드 시대, 전기차 시대, SDV의 시대에도 BMW의 가치는 유지될 수 있을까.


BMW 뉴 iX3를 직접 시승해봤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 내 마련된 서킷과 영종도 일대 공도를 두루 달려봤다. 시승모델은 iX3 50 xDrive M 스포츠 프로 트림으로, 가격은 9190만원이다.


뉴 iX3ⓒ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오랜 시간동안 길들여진 '예쁜 BMW'의 공식과는 너무도 다른 인상의 얼굴. 작년 독일 IAA(뮌헨 모터쇼)에서 미리 보고 왔건만, 약 1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마주하니 또 다시 어색한 기분이 든다.


역시 가장 먼저 눈이 가는 세로로 홀쭉하게 줄어든 키드니 그릴이다. BMW의 상징이던 널찍한 콧구멍이 과감하게 쪼그라들고, 양쪽으로 헤드램프가 남은 공간을 메우면서 길게 뻗었다. BMW 냄새는 나는데, 반갑게 인사는 도저히 못 하겠다.


뉴iX3(왼쪽)과 1960년대 출시됐던 BMW '1500' 모델 (오른쪽)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어색한 얼굴은 과거 1960년대 출시된 BMW 1500 모델에서 따왔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어떻게 바라봐야할 지 감이 잡혔다. 뉴 iX3는 BMW 최초의 '노이어 클라쎄' 모델인데, 영어로는 '뉴 클래스', 새로운 클래스라는 뜻이다. 과거를 끌어다 미래를 선언하는 방식을 택한 건데, 여러모로 충격적일 정도의 '새로움'을 주기에는 성공한 듯 하다.


전면부 뿐 아니라 전반적인 몸집도 한층 다듬어졌다. 날렵함보다는 묵직한 쪽을 택하는 BMW의 SUV 디자인 특성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보닛부터 엉덩이까지 떨어지는 전반적인 라인이 상당히 매끄러워졌다. 공력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인데, 실제로 뉴 iX3의 공기저항계수는 0.24CD로 동급 경쟁 모델 가운데 가장 낮다.


후면은 얇고 선명한 리어램프가 전면의 헤드램프 디자인을 이어받아 통일성을 지켰다. 리어램프 속 빗금 무늬의 정교한 그래픽이 존재감 있게 빛난다. '노이어 클라쎄' 디자인이 BMW 대부분 차종에 적용되기 전까지는 주차장에서나 도로 위에서나 시선을 한 몸에 받기에 아주 좋겠다.


뉴 iX 후면 ⓒBMW코리아

반가움 보다는 낯선 마음이 더 큰 외관을 뒤로하고 차 문을 열어 젖히면, 놀랍게도 또 다른 충격을 맞이하게 된다. '새로운 클래스'라더니 이 차에는 낯익은 모습이 단 한 군데도 없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중앙에 떡하니 자리 잡은 큼직한 센터 디스플레이다. 17.5인치 대 화면을 테슬라가 아닌 BMW에서 보다니. 대시보드를 따라 가로로 길게 뻗는 디스플레이가 최근 5년간 대세였다면, 이젠 중앙에 큼직한 모니터를 집어넣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 하다.


뉴 iX3 내부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물론 이 대세를 만든게 BMW는 아니지만, 와중에 남들과 완전히 같은 디자인은 또 피했다. 정직한 직사각형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양쪽을 사선으로 자른 듯한 디자인인데, 나름대로 날렵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낸다. 또 디스플레이가 운전석 쪽으로 꽤 기울어져있어 팔을 어색하게 뻗을 필요 없이 어느 위치나 자연스럽게 터치할 수 있다.


사라지는 물리버튼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꽤 있지만, 디스플레이 속 기능 구성도 꽤 쉽게 배치됐다. 특히 공조 시스템이 상당히 편리한데, 방향과 세기를 터치 한 번으로 직관적으로 바꿀 수 있다. 바람을 직접 내보내는 다이렉트 모드와 간접적으로 순환시키는 인다이렉트 모드도 터치 한 번에 전환이 가능하다. 작은 부분이지만, 가장 자주 쓰는 기능 중 하나인 만큼 쓰다 보니 꽤 기특하게 느껴졌다.


BMW 뉴 iX3 실내. 전면 유리 하단에 '파노라믹 비전'이 탑재돼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차량에 앉아 실내가 아닌 정면을 바라보면, 디스플레이보다 더 놀라운 변화가 또 나타난다. 계기판을 없애고 탑재한 '파노라믹 비전'이다. 앞유리 하단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전석에서만 보이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달리 조수석, 뒷좌석에서도 보이는 게 특징이다.


널찍한 앞유리를 사용하는 만큼 파노라믹 비전에는 무려 9개의 정보가 표시된다. 왼쪽 3개는 속도·잔량 같은 필수 정보가 고정되고, 오른쪽 6개는 내비게이션·충전 상태·날씨·미디어 등 원하는 대로 디스플레이에서 배치할 수 있다. 마치 스마트폰 하단 독 바를 자주쓰는 앱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것 같아, 낯선 기능인데 적응하는 데 전혀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파노라믹 비전에 띄울 기능을 디스플레이에서 직접 선택하는 모습.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운전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사일런트 모드로 기본 정보만 띄울 수 있고, 내비게이션을 크게 보고 싶을 때는 M 모드로 전환해 티맵 기반 순정 내비 정보를 앞유리로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가 상황에 맞게 정보를 골라 받는 구조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눈을 뗄 일이 확연히 줄어들고, 백라이트 기술 덕분에 직사광선 아래서도 아주 선명하게 보인다. HUD를 처음 도입한 브랜드다운 혁신이다.


계기판이 사라지고 파노라믹 비전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대담해졌다. 양각 표면 처리와 능동형 햅틱 피드백도 더해져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손끝으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뉴 iX3 ⓒBMW코리아

외부와 내부를 다 둘러봤음에도 대단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서둘러 가속페달을 밟아봐야한다. 전기차 시대에도 BMW에서는 '운전하는 맛'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뉴 iX3의 핵심에는 '하트 오브 조이'라는 두뇌가 자리한다. 이름부터가 달리는 맛을 중시하는 BMW의 철학이 잔뜩 묻어있다. 네 개의 슈퍼 브레인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운전자와 차가 함께 차량을 조율하는 방식인데, 한 마디로 '운전의 맛'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아주 빠르게, 고도화시켰단 뜻이다.


iX3의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감에 묵직한 힘이 더해지면서 날쌔게 튀어나간다. 차량 앞뒤로 두개의 모터가 장착된 덕이다. 속도가 빨라질 수록 우주선에서나 날법한 '위잉'하는 소리도 함께 커지는데, 소리와 비례해 원하는 만큼 따라붙는 속도가 상당히 쾌락적이다.


동력 성능 못지않게 감격스러웠던 건 제동 감각이다. 전기차가 멈출 때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그 '울컥'하는 순간. 회생제동이 마찰 제동으로 넘어가는 찰나의 이질감인데, 이 느낌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일상 주행 제동의 98%를 마찰 브레이크 없이 회생제동만으로 처리하는 데다, 정차 직전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소프트 스톱 기능이 더해진 덕분이다. 급감속 상황에서도 몸이 쏠리는 느낌 없이 차가 스르르 멈춘다.


'하트 오브 조이'는 얼마나 잘 달리는 지를 넘어, 얼마나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멈추는 지까지 아우르는 개념이었다. 많은 브랜드들이 자율주행에 집중하고 있을 때, 전기차에서 마저 '달리는 맛'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BMW의 가치가 증명되는 듯 하다.


뉴 iX3 ⓒBMW코리아

배터리 얘기도 안 할 수가 없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무려 국내 인증 기준 611km나 된다. 유럽에서는 한 번 충전해서 10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렸다고 하니, 동급 모델 기준으로는 압도적인 주행거리다.


게다가 800V 고전압 아키텍처 덕에 400kW급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데, 초급속 충전기 이용 시 단 10분만 충전해도 약 250km를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1분에 불과하다. 충전과 주행거리가 두려워 전기차를 망설였다면 iX3 앞에선 핑계에 불과하다.


사람도 본업을 잘할 때 가장 매력적이라고 했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적응에 한참이 걸릴 것 같았던 바뀐 얼굴이 반나절만에 잘생겨보였다. 차 안에서 보는 유튜브도,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아도 알아서 달려주는 차도 매력적이지만, 역시 자동차는 재밌게 달릴 때 가장 섹시한 것이 아닐까.


▲ 타깃

-재밌는 차를 사랑해서 전기차 구매를 망설였다면

-충전 스트레스 제로의 삶을 만끽하세요

-계기판이 앞유리로?…신기술 좋아하는 얼리어답터


▲ 주의할 점

-이 모든 걸 누리는 가격도 물론 BMW스럽다

-기존 키드니 그릴에 강한 애착이 있었다면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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