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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 서국제만?…작지만 확실한 중·소 출판사들의 도전장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6.19 08:36
수정 2026.06.19 08:52

서울국제도서전 '공공성' 지적하며 출범한 서울제대로도서전

단독 행사 시도한 거북목·한평도서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전 예매 단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서울국제도서전이지만, 모든 출판사, 서점을 아우르진 못하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소외된 출판사들은 “공공성을 회복해 달라”고 호소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도서전을 열어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확고한 목표로 책과 독서의 재미를 전한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얼리버드 티켓 예매도 매진됐다. 1030 세대가 책과 독서를 ‘힙’한 문화로 여기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개막식 날 오픈런을 하고, 책과 굿즈를 사기 위한 부스 앞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이 이어졌다.


책과 작가, 출판사를 향한 뜨거운 관심에 출판계는 반겼지만, 일부 중·소 출판사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그림책 등 어린이 독자들을 겨냥하는 일부 장르는 현장 판매가 불가능했던 만큼 가족 단위의 독자들을 놓치게 돼 오히려 저조한 반응을 얻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에는 커진 관심에도 불구, 규모를 키우지 못해 참가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많은 출판사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배제된 출판사들도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우선 서울제대로도서전은 ‘강력한’ 메시지를 들고 독자들을 찾는다.


서울제대로도서전에 참가하는 출판사들은 “서울국제도서전은 규모를 정해 놓고 참가사를 ‘선정’하는 배타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선정’의 기준과 같은 기본적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특히 책 문화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작은 출판사들이 배제되거나 홀대받는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며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는 24~28일과 같은 시기인 25일부터 28일까지 행사를 진행한다.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거북목 도서전 역시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독자들과의 만남을 포기할 수 없어 기획됐다. 거북목 도서전을 여는 출판사 터틀넥프레스의 김보희 대표는 “지난해 독립출판사들이 참여하는 ‘책마을’ 구역에 참여해 많은 독자분들을 만났다. 예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분들과 내년 도서전에서도 만나자고 약속했다. 그런데,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하지 못하게 돼버렸다. 작게라도 우리끼리만의 행사를 시도해보자 싶었고, 그렇게 작게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행사의 싲가점을 설명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배제된 지역 출판사가 직접 행사를 열고 독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부산의 독립출판사 발코니는 해 서울국제도서전 참가 심사에서 탈락한 뒤 기획됐다. 발코니의 희석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서울국제도서전에 개근해 온 출판사로, 올해 처음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며 “서울국제도서전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해서 서울에서의 활동도 불가한 것은 아니다. 부르지 않으면 내가 직접 열겠다는 마음으로 서울한평도서전을 준비했다”라고 행사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서울국제도서전이 과도한 상업화를 지향하거나 도서와 관련 없는 대기업 부스를 위해 자리를 내어준다면 도서전과 독립된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규모는 작지만, 독자들과 가깝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유있게, 오래, 가깝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서울제대로도서전은 독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서울제대로도서전에 참여하는 이야기꽃 김장성 대표는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인기 부서에 줄을 서서 책과 굿즈를 구매하는 젊은 층이 많았지만,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은 그들의 주머니 사정상 인기 부스에만 관심이 쏠리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북토크 등 행사 역시 주최자가 독자들을 향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열릴 수밖에 없었다며 독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또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약속했다. 도서전에서 구입한 책을 낭독하는 프로그램부터 독자들의 독서 경험이 주가 되는 프로그램까지. 김 대표는 “독자가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북목 도서전의 김 대표 또한 ‘다함께 오디오북 프로젝트’를 여느 도서전과 ‘다른’ 점으로 꼽았다. “한수희 작가의 산문집을 독자들이 직접 돌아가며 낭독해 오디오북을 제작한다. 다양한 독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북”이라며 “프로페셔널한 결과물은 아니겠지만, 독자들의 진짜 목소리가 담겨 있다는 게 의미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며 책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목 스트레칭을 배우는 등 “대규모 행사가 아닌 말 그대로 ‘도란도란’ 모여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겠다”고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서울국제도서전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김 대표는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또 열 예정”이라면서도 “서울국제도서전이 제대로 열린다면, 우리가 바깥에서 할 이유가 없다. 작은 출판사들은 대부분이 책 만드는 것만으로도 허덕이는 사람들이다. 1회로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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