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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티 벗은 5세대 남돌, 이제는 ‘지속 가능성’ 싸움 [D: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6.17 11:01
수정 2026.06.17 11:01

데뷔 신선함 지나 안정기로…라이즈·보넥도·제베원이 꺼낸 다음 카드

5세대 남자 아이돌이 강렬하 첫인상 이후의 시험대에 섰다. 데뷔곡과 신선한 콘셉트로 팀을 알리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팬덤과 대중에게 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다. 2023년 전후 데뷔해 5세대 포문을 열었다고 평가받은 라이즈(RIIZE),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은 최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음 장을 열고 있다.


라이즈 ⓒSM엔터테인먼트

세 그룹 중 올해 컴백 대전에 가장 늦게 합류한 팀은 라이즈다. 16일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라이즈는 지난 15일 두 번째 미니앨범 ‘II’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두 유어 댄스’(Do your dance)로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11월 싱글 ‘페임’(Fame) 이후 약 7개월 만의 신보다. 힙합 비트와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가 결합된 업템포 댄스곡으로, ‘헤드, 힙스, 숄더스, 토즈’(Head, hips, shoulders, toes)라는 반복되는 후렴구를 앞세운다.


라이즈의 이번 컴백이 눈에 띄는 이유는 직전 활동과의 온도 차 때문이다. ‘페임’은 라이즈가 처음 시도한 레이지 힙합 기반의 곡이었다. 데뷔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와 ‘러브 119’(Love 119), ‘붐 붐 베이스’(Boom Boom Bass)로 쌓아온 밝고 대중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결의 선택이었다. 명성보다 진짜 감정과 사랑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의미가 있었지만, 정규 1집 이후 더 넓은 대중 접점을 기대하던 팬덤 안에서는 시기와 방향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반면 ‘두 유어 댄스’는 다시 라이즈가 잘해온 퍼포먼스형 팝의 방향으로 돌아왔다. 어렵고 무거운 메시지보다 자유분방한 에너지와 자신감을 전면에 세우고, 반복되는 후렴과 포인트 안무로 무대를 먼저 각인시키려 한다. 컴백 전 공개된 멤버들의 트레일러도 이런 방향을 보여줬다. 기타 연주와 자유로운 움직임, 몰입의 순간을 감각적으로 담은 영상은 팬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멤버 개인의 매력을 앞세워 팀의 시그니처였던 음악과 춤, 청춘의 이미지를 다시 끌어올린 것이다.



보이넥스트도어 ⓒKOZ

보이넥스트도어는 다른 방식으로 2막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8일 데뷔 후 첫 정규앨범 ‘홈’(HOME)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바이럴’(VIRAL)로 돌아왔다. 데뷔 초 보이넥스트도어는 팀명 그대로 동네 친구, 남사친, 자유분방한 청춘의 이미지를 밀어 온 그룹이다. 지코가 프로듀싱한 아이돌이라는 인식과 멤버들의 자전적 작사·작곡 참여도 팀의 주요 정체성이 됐다.


첫 정규앨범은 이 이미지를 더 큰 단위로 확장해야 하는 시점에 나온 카드다. 미니앨범이나 싱글 활동에서는 한두 곡으로 팀의 콘셉트를 선명하게 보여주면 충분했지만, 정규앨범은 팀이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어떤 서사를 오래 끌고 갈 수 있는지까지 보여줘야 한다. 보이넥스트도어는 ‘홈’에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 후까지 멤버들이 겪은 경험과 생각을 담았고, 멤버 전원이 앨범 작업에 참여하며 자전적 이야기를 강화했다.


보이넥스트도어에게도 변화의 압박은 있다. 데뷔 초 선점했던 자유분방한 소년 이미지는 이제 코르티스(CORTIS), 롱샷(LNGSHOT) 등 후발 신인 그룹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문법이 됐다. 친근하고 장난기 많은 남자 아이돌, 꾸밈없는 청춘의 이미지는 더 이상 한 팀만의 무기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이넥스트도어가 정규 1집에서 꺼낸 ‘바이럴’이라는 키워드는 팀이 가진 자연스러운 에너지를 더 넓은 언어로 바꾸려는 시도로 읽힌다.



제로베이스원 ⓒ웨이크원

제로베이스원의 과제는 콘셉트보다 구조에 있다. 제로베이스원은 엠넷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으로 출발했고, 9인 활동을 마친 뒤 성한빈, 김지웅, 석매튜, 김태래, 박건욱 5인이 팀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달 여섯 번째 미니앨범 ‘어센드-’(Ascend-)는 5인 체제 재편 이후 처음 내놓은 앨범이었다.


프로젝트 그룹이 활동 종료 이후 일부 멤버만 남아 팀명을 이어가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팬덤은 이미 9인 체제의 서사와 관계성을 함께 소비해왔고, 멤버 재편은 팀의 음악과 무대, 팬덤 정체성 모두에 영향을 준다. 제로베이스원에게 이번 활동은 단순한 컴백이 아니라 5인 버전 제로베이스원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2막을 맞은 제로베이스원은 기존 팬덤을 안정적으로 묶는 동시에 새 팀의 밀도를 보여줘야 한다. 인원이 줄어든 만큼 개개인의 보컬과 퍼포먼스, 캐릭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지만, 동시에 빠진 멤버들의 빈자리도 비교 대상이 된다. 팀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려면 재편 이후의 서사가 공백 메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9인 체제의 기억을 인정하면서도, 5인 체제만의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세 팀의 공통점은 더 이상 데뷔 초 신선함만으로 평가받는 시기를 지나왔다는 점이다.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다음 장’을 열어야 하는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5세대 남돌 시장은 빠르게 채워졌다. 데뷔 초기에는 팀마다 신선한 콘셉트와 캐릭터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신선함은 익숙함이 된다. 팬덤은 더 깊은 서사를 요구하고, 대중은 더 확실한 히트곡을 원한다. 데뷔 초 콘셉트를 그대로 반복하면 성장성이 부족해 보이고, 너무 급격한 변화를 주면 팬덤과 대중이 기대한 팀의 색을 잃을 수 있다. 5세대의 포문을 연 남돌의 과제는 변화와 안정 사이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지다. 데뷔는 얼굴을 알리는 과정이었다면, 지금부터는 팀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는 시간이다.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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