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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현장] "잘생겼다, 힘내소!"…노래 교실서 어르신 사로 잡은 추경호

데일리안 대구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5.15 00:10
수정 2026.05.15 00:10

후보 등록 마치고 첫 표밭은 수성구청 노래 교실

유진표 '천년지기' 부르며 어르신 300명과 호흡

오전엔 출사표…저녁엔 봉축법요식 합장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청 노래교실에 참석해 어르신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잘생겼다, 힘내소!" "손이 노랗네. 피로회복제 좀 챙겨 묵어야겠다."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청에 위치한 노래 교실. 마이크를 쥔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무대에 오르자 어르신들의 응원과 걱정 섞인 한마디가 객석 곳곳에서 쏟아졌다. 한 어르신은 추 후보의 손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혀를 차며 약 챙기라는 잔소리까지 보탰다. 파마머리에 색색의 블라우스를 차려입은 어르신 300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노래 교실이 들썩거렸다.


추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수성구청 노래 교실을 표밭 일정으로 잡았다. 6·3 지방선거 D-20을 맞아 본격적인 표심 다지기에 돌입한 것. 카메라 앞에서 빈틈없는 경제관료의 모습이 익숙했던 추 후보는 능숙한 표정으로 어르신 표심에 다가갔다.


추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객석은 들썩였다. 무대 위 스크린엔 트로트 가사가 흘러갔고, 객석 곳곳엔 손뼉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 어르신은 한쪽 구석에 자리한 취재진을 빙 둘러싸고 "뭐 하는 거예요?" "어디서 온답니까?" "시장님 그거예요? 추경호?"라며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기자의 수첩을 슬쩍 들여다보더니 "글 쓰는 거가? 우리 시장님?"라며 어깨를 톡톡 두드리기도 했다.


시간이 흐른 뒤, 붉은 점퍼 차림의 추 후보가 뒷문으로 들어섰다. 사회자가 "귀한 걸음 해주신 분께 큰 박수 보내주세요!"라며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박수가 우레같이 쏟아졌다. 사회자는 능청을 떨며 "수성구 노래교실은예, 누구나 오시면 박수 나옵니더. 추 후보님 왔다고 박수 나오면 안 되지예. 선거법 걸리면 안 되니까"라며 농담을 건넸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추 후보는 천연덕스럽게 농담을 이어받았다. 그는 "선거법에 걸리면 안 되겠지요? 다른 거 다 말씀 안 드리고, 제가 왜 왔느냐. 수성구 여성 지도자분들 다 뵈러 왔습니다. 여기 오면 다 뵐 수 있다 그래서 딱 두 시에 맞춰 왔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사람인데 경제 문제는 제일 잘 알지 않겠습니까"라며 자신했다. 어르신 한 분이 "당연하지!"라며 추임새를 넣자 추 후보는 특유의 시원한 미소로 웃었다.


추 후보는 노래 한 곡을 예고하며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조건을 달았다. 그는 "제 노래를 들으시려면 첫째, 박수를 많이 쳐야 됩니다. 둘째, 노래를 같이 해야 됩니다. 셋째, 더 신이 나면 여기 와서 율동을 하세요"라고 했다. 그러고는 "물 한 잔 묵고 해야 되겠다"며 물을 들이켰다. 객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추 후보가 부른 곡은 트로트 가수 유진표의 '천년지기'였다. "내가 지쳐 있을 때 내가 울고 있을 때…" 반주가 깔리자 어르신들이 박자에 맞춰 손뼉을 쳤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추 후보가 부른 곡은 트로트 가수 유진표의 '천년지기'였다. "내가 지쳐 있을 때 내가 울고 있을 때…" 반주가 깔리자 어르신들이 박자에 맞춰 손뼉을 쳤다.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위로 두 손을 모아 하트를 그렸다. 추 후보도 한쪽 손을 들어 박자를 맞추다 어깨를 살짝 들썩였다. 객석에선 익숙한 가사를 따라 부르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노래를 마친 추 후보는 너스레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원래 여기 들어오려면 1년 전에 예약해야 되는데, 오늘은 수성구니까 적선해서 한 겁니다, 적선해서"라며 잘난 척하는 시늉을 했다. 어르신들이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추 후보는 끝맺음에서 톤을 차분히 가다듬었다. 그는 "지금까지 애쓰시면서 수성구를 이만큼 만들고, 대구를 이만큼 키우고, 대한민국을 지켜오신 분이 여기 계신 여성분들입니다"라며 "여성의 힘으로 대구가 벌떡 일어나도록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추 후보가 무대를 내려가자 한 어르신은 옆자리에 대고 "노래도 제법 하데이"라고 힘을 실었다. 추 후보는 객석 통로를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어르신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고 사진 촬영 요청에 응했다.


같은 날 오전 풍경은 노래 교실과는 사뭇 달랐다. 이날 오전 9시 대구 서구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추 후보는 카메라 앞에서 매서운 표정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대한민국이 검증한 경제부총리 출신 최고의 경제 전문가 추경호가 오늘부터 대구 경제 살리기 대장정에 돌입한다"며 "압도적인 승리로 보수의 유능함을 증명하고 돈과 사람이 모이는 활력 넘치는 대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는 "대구는 추경호, 경제는 추경호"라며 "대구의 자존심 기호 2번 추경호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평생 경제 문제를 다뤄왔고 예산을 편성하고 배분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구 경제를 살릴, 그리고 예산을 확보할 지도가 제 머릿속에 있다"고 자신했다.


14일 오전 9시 대구 서구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추 후보는 카메라 앞에서 매서운 표정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 추경호 후보 캠프

추 후보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이재명 정권의 폭주가 도를 넘고 있다. 본인의 죄를 없애기 위한 공소취소 특검법을 강행하려 하고 있고, 이제는 민간 기업의 이익을 정부가 직접 관여해서 배분하겠다는 사회주의적 발상까지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구상을 정조준한 발언이다.


추 후보는 이어 "보수의 자존심,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압승해서 이재명 정권의 폭거와 독주를 막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해가 기울 무렵, 추 후보의 발걸음은 다시 수성구청으로 향했다. 오후 6시 30분 수성구청 광장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연등이 줄지어 걸린 광장에서 추 후보는 두 손을 모아 합장한 채 반야심경을 따라 외웠다. 스님들과 불자들도 함께 두 손을 모았다.


추 후보는 인사말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수성구의 발전이 대구의 발전이고, 대구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이라고 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추 후보는 인사말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수성구의 발전이 대구의 발전이고, 대구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단디 하겠다. 성불하십시오"라고 짧게 마쳤다.


함께 자리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불교를 믿는 사람은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기 위해 부처님을 믿는 것"이라며 "푸른 자연과 함께 행복하고 평안하시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수성구민 여러분께선 각자 잘하는 분에게 박수쳐주시길 바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봉축법요식이 끝난 뒤에도 추 후보는 신자들과 일일이 합장 인사를 나누며 광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대구를 반드시 살려내겠다"며 "기호 2번 추경호,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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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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