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회피형 정치' 재개?…'친한계' 가처분 인용·공천 갈등에 한 발 물러서
입력 2026.03.25 04:00
수정 2026.03.25 04:00
장동혁, 곳곳 파열음에도 묵묵부답 일관에
선거 앞두고 보수 진영 사분오열 국면 우려
"총책임자는 당대표…책임있는 모습 보여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앞줄 가운데)가 23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중앙차세대 여성위원회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퍼포먼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친한(한동훈)계의 잇단 법원의 가처분 인용과 맞물려 6·3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당 내홍이 깊어지고 있지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관련 사안에 대해 특유의 '회피형 정치'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더기 윤리위원회 제소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공천관리위원회 뒤로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 신뢰가 크게 흔들리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배제 결정을 취소해 줄 것을 정중히, 그러나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오늘 공천배제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대구시민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진숙을 1위로 지지함으로써 이진숙이 위기 해결사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경선 기회만 주어진다면 대구시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을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컷오프 대상인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당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법원 가처분 신청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주 의원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보수 진영이 사분오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친한계와 지도부의 갈등도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흐르고 있다. 당원권이 정지됐던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에 이어 제명을 당했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가처분을 법원이 잇따라 인용하면서 장동혁 대표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를 겨냥해 한동훈 전 대표는 "아직도 윤어게인과 절연하지 못하고 윤어게인에 맞선 사람들을 숙청하다가 법원에서 망신당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경동시장에서 지도부를 향해 "(반대파를) 찍어내는것도 유능하게 찍어내지 못해서 법원이 족족 가처분을 인용하는 망신을 주고 있는데, 그 망신당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반응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것은 무능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실제 장동혁 대표는 이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침묵을 유지하다가, 이날 밤 TV조선 뉴스에 출연해서야 "가처분 결정을 보면 사법부가 지나치게 정치에 개입한다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지금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 이상의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 공천 사태와 관련해서도 지도부는 당대표의 별도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러한 당 지도부 기조에 매번 당내에서 잡음이 불거질 때마다 이를 전면에서 수습하지 않는 장동혁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재차 분출되고 있다. 특히 공천 국면에서 지도부의 역할이 부각되는 시점마다 장 대표가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는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기류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공천의 총책임자는 당대표"라며 "당대표는 물밑에서 교통정리를 하든 대외적으로 입장을 표명 하든 장 대표는 이번 대구 공천과 관련해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5선 중진 윤상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는 남은 과정에서 더 큰 책임감으로 신뢰를 세워야한다"며 "당원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며, 결과에 대한 승복과 통합이 가능하도록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공천 과정에서부터 신뢰를 세우지 못하면, 정작 본선에서 하나된 힘을 모으기 어렵다"며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신뢰받는 공천과 승복할 수 있는 과정, 그리고 결과 이후 다시 하나가 되는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