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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원희룡 '유세차 신경전'…이재명 지지자들 욕설에 李 "저게 수준"

데일리안 인천 =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4.03.31 16:43
수정 2024.03.31 16:51

이재명 서운동성당 앞 선거운동 도중

원희룡-이천수 탄 유세차량 지나가자

지지자들 "꺼X" 욕설…李 "즐겨보자"

이천수 "국회의원은 일꾼 돼야" 반격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와 이천수 후원회장이 31일 인천 계양구 서운동 일대에서 유세차로 선거운동을 하다 유세차에서 연설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마주쳤다. ⓒ유튜브 '원희룡TV' 갈무리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유세차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가 유세차 연설을 진행하는 동안 원희룡 후보 유세차가주변을 순회 유세하는 일이 생기면서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꺼X" 등의 욕설을 퍼부었고 이 후보는 "저게 저들의 품격이다"라고 했다. 원희룡 후보 지지연설을 하던 이천수 후원회장은 "국회의원은 일꾼이 돼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재명 후보는 31일 오후 인천 계양구 서운동성당 앞에서 유세차 연설을 진행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 자리에 참석한 배우 이기영 씨를 소개하면서 현 정권이 문화예술인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독재 폭력 정권들은 문화예술을 장악하려고 한다. 문화예술을 권력이 장악하고 통제하기 시작하면 문화예술은 죽는다"라며 "권력에 굴종적이지 않은 문화예술인 또는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인사들 목록을 다 적어서 '이 사람 출연시키지 마' '이 사람 지원하지 마' '이 사람 나오면 짤라' 이렇게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인들 속에서 그걸 보고 있다. 중립적인 사람들까지 이제는 방송이나 이런 데서 다 컷트당하고 있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탄압은 아마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 평화, 안보 다 중요하다. 그런데 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우리의 정신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문화와 예술"이라며 "우리 존경하는 김구 선생이 꿈꾸었던 나라가 문화강국이다. 문화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 하셨다"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가 말을 이어가려고 할 때 지역구 순회 유세를 하던 원희룡 후보 유세차가 마침 앞을 지나가게 되면서 연설을 하는 이천수 후원회장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천수 회장은 이 대표를 저격한 듯 "국회의원은 일꾼이 돼야 한다. 국회의원은 권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이게 저 사람들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기영 씨가 지지 연설을 할 때 원희룡 후보 유세차가 다시 그 앞을 지나갔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이천수 꺼X" "적당히 해라 좀" 등의 야유를 퍼부었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이천수 후원회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로만이 아닌 직접 뛰면서 민원을 받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는 원희룡이 되겠다"라며 "계양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계양구민들을 하나하나 찾아가서 민원을 듣고 해결해 줄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인천 계양을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인천 계양구 서운동성당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지 방문한 배우 이기영 ⓒ뉴시스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자신의 지지자들의 고성과 야유가 높아지자, 이재명 후보는 "여러분 좀 들어달라. 저게 저들의 품격이다"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후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연설 차례에 다시 마이크를 잡고 "나는 내가 유세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다른 유세차 소리가 들리면 혹시 다른 사람 방해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중단한다. 그게 이유가 있다.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눈앞에 보이는 상대를 잔인한 방법을 동원해서 짓밟으면 이길 것 같지만 결코 관중들이 볼 때는 아름답지 못하고 그 승자가 승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원희룡 후보 유세차의 연설 소리가 다시 들리자 "우리 한 번 즐겨보자고요. 저런 사람도 있구나"라며 "일부러 여기 뺑뺑 돌고 있는 것 같죠? 딴 데 가면 사람이 없어서 그래요"라고 비꼬았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읍소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참패할 것 같다' 이런 소리도 다 엄살"이라며 "지금까지 수없이 '반성한다, 잘못했다'고 하고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이는) 또다른 대국민 사기 행위다. 정말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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