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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잔고 열어보니 '비싼 배' 한가득…조선 호황 길어질까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7.21 15:23
수정 2026.07.21 15:23

2분기 조선 3사 영업익 컨센서스 2조3000억원

2022~23년 수주분 반영…조선 3사 수익성 개선

고선가 효과 2028년까지…호황 장기화 전망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운반선 ⓒHD현대

국내 조선 업계의 호황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2~3년전 높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이익 규모와 함께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 건조에 들어가지 않은 2024년 이후 수주 물량의 선가가 더 높은 만큼 ‘고선가 효과’가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조선 3사의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34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301억원 대비 약 53% 증가한 규모다.


구체적으로는 HD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조4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오션은 5288억원으로 42.3%, 삼성중공업은 3757억원으로 83.4%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 3사가 나란히 성장 구간에 진입한 배경에는 수주와 매출 인식 사이의 시차가 있다. 일반적으로 조선업은 선박을 수주한 뒤 건조, 인도까지 통상 2~3년이 걸린다. 선박 가격이 올라도 계약 직후가 아니라 건조 진행률에 따라 매출과 이익에 단계적으로 반영된다.


현재 조선사들의 실적에는 2022~2023년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고선가 선박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물동량 증가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선가가 상승한 시기에 확보한 물량이다.


앞으로 실적에 반영될 선박의 계약 가격은 더 높다. 조선사들이 충분한 수주 잔고를 확보한 뒤 저가 수주를 줄이고 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VLAC),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2023년 국내 조선 업계는 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했다. 당시 상반기 국내 조선사들의 고부가 선박 수주량은 전 세계 발주량의 61%를 차지했다. 선가가 상승기에 확보한 물량이 현재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2025년에는 단순히 수주량을 늘리기보다 대형·고난도 선종을 골라 받는 선별 수주 기조가 한층 뚜렷해졌다. 지난해 국내 조선 업계가 수주한 LNG 운반선은 34척, 총 86억3000만 달러 규모다. 한국이 수주한 선박의 평균 척당 톤수도 중국의 약 두 배에 달해 수주 대수보다 선박의 크기와 부가가치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사별로도 고수익 선종 중심의 수주 잔고가 쌓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LNG 운반선을 비롯해 초대형 VLAC, LPG 운반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으로 가스선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VLCC 15척, LNG 운반선 6척, VLAC 3척 등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과 함께 척당 계약 금액이 수조원에 달하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확보하며 해양 부문의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에도 대형 LNG 프로젝트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를 중심으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후판 가격과 인건비 상승, 환율 변동은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2024년 이후 수주한 선박의 건조 투입 비중이 아직 전체 물량의 50% 수준에 머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실적에 반영된 물량만큼 고선가 선박이 추가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5년 이후 최종투자결정(FID)이 확인된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에 필요한 LNG 운반선은 150~160척 수준”이라며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상반기에도 다수의 LNG 운반선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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