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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변호사 대동해 전공의들 보호하겠다" [의료대란]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4.02.27 09:12
수정 2024.02.27 11:00

의협 비대위,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서 중대본 브리핑 대응 기자회견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정부,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협박"

"29일까지 복귀하면 죄 사해준다? 그런 식으로 대응해 물러설 것 같으면 시작도 안 했어"

"정부와 의료 붕괴 위기 인식은 같지만 진단 달라…의사 수 부족하다는 주장은 오진"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2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가한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오는 29일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이후 면허정지 등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하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변호사를 대동해 전공의들을 보호하겠다"고 맞섰다.


지난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 대응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정부가 3월부터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와 관련 사법절차가 불가피하다며 해외 취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협박'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면허정지와 사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모든 다리를 파괴하는 행동이며, 전공의들이 다치면 모든 의사 회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의료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29일까지 복귀하면 죄를 사해준다'고 했는데,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너무 만만하게 본다'고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그런 식으로 대응해서 우리 의사들이 물러설 것 같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들에 대한 의협 법률지원단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각 시도 의사회와 개별병원 차원에서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각 의과대학과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이 소속된 대학 총장님들께 부탁드린다"며 "대학에서 교육부의 압박에 굴복하는 일이 없도록 총장님들께서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까지 2000명의 의대 정원 증원분을 대학별로 배분하기 위해 다음 달 4일까지 대학별 증원 수요조사를 받고 있다.


주 위원장은 "대학이 추가로 의대 정원 증원 배정을 신청하면 학생들은 더 이상 학교로 돌아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협은 "보건복지부 차관은 의협이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의협의 대표성을 지적한 정부 브리핑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의료계 안에는 개원가하고 사정이 많이 다른 곳들도 있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대표성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비대위를 꾸리고 '중재' 역할을 자처해 복지부와 만남을 가졌으며, 일부 교수들은 "의협보다는 의과대학이나 대학병원의 수장이 더 대표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정부가 의협 비대위는 일부 의사의 단체인 것처럼 장난질을 치고 있다"며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우리와 뜻을 같이 한다고 밝혔고, 의대생도 그랬다. 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우리 비대위 위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의 향후 계획이나 입장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판단·행동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노 코멘트' 하겠다"고 대답했다.


의협은 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점 재검토'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 위원장은 "정부와 우리는 의료가 붕괴한다는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은 같지만, 진단이 다르다"며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오진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증원 인원을 줄이면 협상의 여지가 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진단이 틀렸는데, 약을 몇 알 줄 건지(증원을 몇 명 할 건지) 논의한다고 하면 의사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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