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선·보선 지휘봉 잡는 이재명, 尹과 전면전 '2R'
입력 2022.05.07 01:56
수정 2022.05.06 22:56
李, 계양을 보선 출마…총괄상임선대위원장 맡기로
3·9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정치 일선 완벽한 복귀
선거 결과 따라 향후 정치적 입지 크게 달라질 수도
선전 시 당권 장악 탄탄대로…패배 시 거센 '책임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이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다. 이 고문은 또 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전체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3·9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정치 일선에 완벽하게 복귀하는 것이다. 대선에서 0.73%p 차로 고배를 마셨던 이 고문이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성공적인 '설욕전'을 치를 수 있을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상임고문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로 의결했다"며 "최근 지도부가 이 고문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고문도 동의를 했다"고 했다.
이어 "동시에 이 고문이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 것도 오늘 비대위가 결정했다"며 "이 고문이 선거에 직접 출전해서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했다. 이 고문이 사실상 원톱으로 중심을 잡고,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을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 고문은 오는 11일 당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고문이 고배를 마신 역대 대선 후보들과 달리 굉장히 짧은 정치적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하는 배경엔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사수를 위해서라는 게 중론이다. 또 성공적인 '대권 재수'를 위해선 '당권 장악'이 필수인 만큼, 당권 도전(8월 전당대회) 전에 '0선 꼬리표'를 제거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경기도에 정치적 기반을 둔 이 고문이 경기 성남 분당갑이 아니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게 정치적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보수 성향이 강한 분당갑에 출마할 경우 발이 묶여 전체 선거를 지휘하기 어렵고, 혹시라도 낙선할 경우 이 고문은 회복하기 힘든 정치적 내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한 계양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대장동 공방 중심지였던 분당갑에 나섰다가 또다시 '대장동 프레임'에 갇히면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수석대변인은 "계양을도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여론조사도 있고, 이 고문이 전체 선거판을 전부 리드를 해야 한다"며 "이 고문의 원내 입성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인천 지역과 여타 지역까지 그러한 평가가 미칠 수 있도록 하자는 결정이었다"고 했다.
이번 보선 출마가 '방탄용'이라는 지적도 이 고문에게는 아픈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이 고문의 보선 출마는 대장동 수사,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사건 등으로 검찰·경찰 수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방탄 출마'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퍼붓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 선대위 발대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해서든 원내에 입성해 본인 수사에 대해 방탄을 치려는 것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시도는 국민들에게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역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고 했다.
이 고문이 계양을 보선 출마와 함께 지선 선봉장 역할을 맡은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치적 입지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선전한다면 8월 전당대회까지 탄탄대로가 열리겠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엔 이 고문의 입지가 크게 축소돼 당권 장악 시나리오에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민주당 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고문이 이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나온다면 이 고문은 차기 대권 행보에 날개를 달겠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엔 패배의 책임을 옴팡 뒤집어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성남 분당갑 보선에는 김병관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에는 김지수 지역위원장 등을 전략공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