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4부 요인 만나 "투표 용지 부족 사태,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어"
입력 2026.06.08 17:38
수정 2026.06.09 11:45
국회의장 "지체 없이 국조"…대법원장 "선거 공정성 지킬 것"
헌재소장 "진상 파악·법적 평가"…金총리 "헌법 고쳐서라도 문제 해결"
李대통령·4부 요인, 선거 관리 대개혁 방안 마련키로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4부 요인과 만나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 용지 부족 사태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회동에서 "그 숫자가 얼마가 되든, 그 결과에 영향이 있든 없든, 투표권 행사와 국민주권 행사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게 보장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동에는 기존 5부 요인 가운데 선거관리위원장을 제외한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지난 5일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일단 진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고,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시각에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며 "어떤 가능한 대안과 대책이 있는지도 함께 논의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이 정한 독립기관이어서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그 업무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도 없게 돼 있다"며 "심지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감사조차도 할 수 없다는 게 현 법률과 헌법의 해석이기 때문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그대로 방임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며 "선거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본적 헌정 질서의 핵심을 이루는, 그야말로 국민주권의 실천 과정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국민주권의 발현이자 절차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린 것에 대해서 입법부의 의장으로서도 이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강한 유감을 먼저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체 없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여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며 "아울러 선관위가 국민의 신뢰 회복하고 본연의 역할을 빈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선관위 개혁 방안을 마련하는 등 국회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이 계셨다는 사실에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 국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문제의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여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역시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본연의 역할을 통해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이번 사태를 뼈아픈 계기로 삼아 사안의 진상을 엄밀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법적 평가를 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우리의 선거 제도와 그 운영의 모습을 냉철하게 점검하고 개선하여 국민 모두가 굳게 신뢰하는 민주주의로 또 한번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오늘 자리가 국가와 정부와 헌법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책임 있는 분들이 먼저 국민 여러분께 반드시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일종의 공동 선언의 자리가 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저는 어제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론화위원회를 포함한 모든 방식에 여야 그리고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법률을 고치든 필요하다면 헌법을 고치든 국민들이 이번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겠다는 결의를 함께 나누는 자리로서 오늘 이 자리가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이 대통령과 4부 요인 간 회동이 끝난 뒤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회동을 통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중대한 참정권 침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수사나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들에게는 행정적, 법적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선거 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 방안으로는 선관위원장 상시 근무 등 거버넌스 개편 문제가 거론됐다. 이 수석은 "선관위원장이 상시적으로 근무하는 문제, 지방선관위원장 상시화 문제 등에 대한 의견 제시가 있었다"며 "그런 부분들은 전부 입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상세한 부분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