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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수 자판기? 4번 포트 가나, 국적전환 카드 꺼내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2.04.04 00:00
수정 2022.04.03 23:14

FIFA랭킹 등 객관적 지표상 H조팀 중 전력 가장 떨어져

허드슨-오도이·이냐키 윌리엄스 영입 시 전력 확 달라져

가나 축구대표팀. ⓒ AP=뉴시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포르투갈-우루과이-가나와 한 조에 속해 16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피파랭킹 8위), 까다로운 우루과이(13위), 토마스 파티(아스널)가 주장이자 에이스로 자리한 가나(60위)와 H조에 편성됐다.


11월 24일 오후 10시 킥오프하는 1차전에서는 우루과이, 11월28일 오후 10시 킥오프하는 2차전에서는 가나를 상대한다. 12월3일 자정에는 1번 포트의 포르투갈과 최종 3차전을 치른다.


H조 상대국 모두 쉽지 않지만, 최악의 조편성은 피했다는 평가다. 1그룹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프랑스와 브라질을 피했고, 2그룹에서 최강팀으로 꼽히는 독일과 네덜란드도 만나지 않았다. 우승 후보 스페인-독일이 포함된 ‘죽음의 조’ 늪에 빠진 일본과 비교하면 해볼 만한 H조다.


한국이 가장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우루과이전에서 최소한 승점1을 따낸 뒤 가나를 꺾고 승점4를 확보한 상태에서 포르투갈을 만나는 흐름이다. 포르투갈이 1,2차전을 모두 이기고 한국과 최종전에서 맞붙는 그림이면 더욱 좋다. 이렇게 되면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의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16강까지 가는 길은 늘 험난했다. 포르투갈은 설명이 필요 없는 1번 포트의 강팀이고, 수아레스-카바니 등이 건재한 우루과이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두 번 상대해 모두 졌던 매우 까다로운 팀이다. 4번 포트 가나가 수치상으로는 가장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대다. 월드컵 맞대결 기록은 없지만, A매치 상대전적은 3승3패다.


H조 전력 구조를 볼 때, 가나는 한국이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하는 상대다.


처음으로 본선에 모습을 드러냈던 2006 독일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가나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8강까지 진출하는 돌풍을 이어갔다. 마이클 에시앙, 스테판 아피아, 아사모아 기안 등으로 이어지는 황금 멤버가 떠난 뒤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초대도 받지 못했다.


아프리카 축구 쇠락의 흐름과 궤를 같이했던 가나는 H조 최약체로 꼽히지만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국적 전환’ 카드를 적극 검토할 만큼 전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결코 호락호락한 승수자판기가 될 팀은 아니다.


칼럼 허드슨-오도이. ⓒ AP=뉴시스

3일 영국 데일리 메일은 "가나축구협회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칼럼 허드슨-오도이(첼시), 타리크 램프티(브라이튼)의 국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복수 국적 권리를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가나대표팀 유니폼을 입혀 월드컵에 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버지가 가나 출신인 허드슨-오도이는 잉글랜드 연령별 국가대표를 지낸 자원이다. 현재는 첼시에서 활약 중인 윙어 유망주다. 지난 시즌(11골)에 이어 올 시즌도 두 자릿수 득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허드슨-오도이는 잉글랜드 A대표팀 멤버로 3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하지만 21세 이전 A매치 출전 경기가 3회 이하일 경우, 국적을 전환할 수 있도록 FIFA의 규정이 완화된 상태라 가나 유니폼을 입는데 제약이 없다. 허드슨-오도이는 지난해 11월 A매치 기간 잉글랜드 대표팀 부름에도 응답하지 않아 가나행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스페인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28·아틀레틱 빌바오)도 국적 전환 대상 후보 중 하나다. 윌리엄스도 아버지가 가나인이다. 스페인 U-21 대표팀에서 뛰었지만, A대표팀 출전 기록은 3회 이하다.


월드컵까지 우리의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적 전환 카드까지 만지며 전력 보강을 꾀하는 가나 행보를 주목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가나에 패하면 한국의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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