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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유승민 단일화 정말 없나…국민의힘 경선 '마지막 한 주'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10.24 08:58 수정 2021.10.24 09:34

홍준표·윤석열 '승패불명' 사투 돌입

후보단일화 "설왕설래는 있"지만…

洪 "묻는 것도, 말하는 것도 결례"

劉 "단일화 생각이 전혀 없다" 일축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에 진출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데일리안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이 마지막 한 주에 돌입했다. 본경선 후보들은 마지막 한 주 동안 △25일 대전·충남 △27일 강원 권역별 토론회에 이어 △29일 3차 맞수토론 △31일 서울·수도권 토론회를 치른다. 마지막 토론회 이튿날인 내달 1일부터는 책임당원선거인단 모바일투표를 시작으로 대선후보 최종 결정을 위한 투표가 시작된다.


23일 현재 판세는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승패불명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직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어르신 당원들 사이에서 표심 격차가 줄어 미세한 형국"이라며 "내일 바로 모바일투표가 시작된다고 해도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윤석열 전 총장이 앞서 대세론이었을 때 줄을 미리 서놓은 의원들이 많다"며 "바람은 홍준표 의원이지만 조직은 여전히 윤 전 총장이 우세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승패불명의 승부 속에서 양강 후보의 막판 세불리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컷오프 주자 중 최대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영입한데 이어,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과 이언주 전 의원도 끌어들였다. 윤석열 전 총장은 주호영 의원에 이어 24일 김태호 의원 영입으로 멍군을 불렀다.


막판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단으로는 후보단일화만한 게 없다. 컷오프 후보 영입이 판세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경선 후보 간의 단일화는 구도를 직접적으로 뒤흔든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경선 후보 단일화에 관한 얘기는 이미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설왕설래는 있다"면서도 "남들이 이리 생각하고 저리 생각하는 것까지 내가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남들'이란 맥락상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단일화 얘기가 많이 돌고 있다는 것은 나도 들었다"면서도 "묻는 것도 결례고 말하는 것도 결례"라고 선을 그었다. 유 전 의원은 "특정 후보를 막기 위한 단일화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그런 단일화도 없다"며 "단일화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당사자들이 선을 긋는 단일화설이 왜 생명력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것일까.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간의 단일화 명분을 역설적으로 윤석열 전 총장이 계속해서 쌓아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총장은 '대세론' 속에서 기세좋게 지난달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이후 잇단 실언과 해명으로 아까운 시간을 보냈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이 정치판에 들어와서 실언·망언을 한 것을 정리해보니까 24번"이라며 "당원들이 하루하루 마음 졸이면서 대선을 봐야 하느냐"고 공격했다.


여러 실수 가운데 최근의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한 발언과 이른바 '사과는 개에게' 파문은 상당했다. 호남 표심에 구애하기 위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그간의 노력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尹 '전두환 발언', 호남 표심 '싸늘'에
20대 지지율 15%→9%→5%→2%
洪·劉 동대구역에서 단독 환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 과정에서 마주치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또한 6·11 전당대회 이후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 공간으로 힘을 쏟는 2030세대에서의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설문한 결과, 윤석열 전 총장은 20대 이하에서 2%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같은 설문에서 홍준표 의원은 21%였다.


지난 6월 29일 이른바 '정치선언' 직후 갤럽의 6월 29일~7월 1일 설문에서는 15%가 나왔었는데, 8월 3~5일에는 9%로 내려앉은데 이어, 8월 31일~9월 2일에는 5%로 다시 내려갔다가 가장 최근의 설문에는 2%가 나온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세 달 넘게 'A가 유일한 정권교체 카드'라고 믿어왔는데, 1~2주를 남기고 'A로는 안될 수 있겠다. B가 나가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갑작스럽게 닥쳐오는 혼란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아마 당 관계자 상당수가 비슷한 혼란에 빠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을 여러 차례 치러본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경북에서 80% 투표·80% 득표에 힘입어 문재인 후보를 간신히 3.5%p 이겼는데, 이번 대선은 윤 전 총장이 서울 (태생)이고, 이재명 후보가 경북 안동인데다 적폐청산 수사 등 여러 문제가 있어 그 정도 결집력을 보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만으로 이길 수가 없다면 결국 표를 빼앗아와야 하는데,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6·11 전당대회를 거치며 기대를 걸었던 곳이 바로 호남과 2030세대"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지난 20일 대구MBC에서 열린 대구·경북 권역별 토론회가 끝난 뒤, 동대구역 회의실에서 20여 분간 환담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단일화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면서도 "윤 전 총장으로는 본선에서 정권교체가 어렵다는데 서로가 공감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단일화 명분이 쌓이는 것과 실제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단일화에는 여러 선례와 모델이 있지만,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모양새를 갖춰 공식 합의를 하고,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시간도 촉박하거니와 국민여론조사 50%·책임당원선거인단 50%로 치러지는 본경선에서의 손익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단행이 된다면 후보 간의 담판을 거쳐 일방의 정치적 결단에 따른 단일화가 이뤄지는 수밖에 없어보인다. 한 대선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 주변에서 '결단'에 관해 언급하는 전현직 의원들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단일화, 실제 현실화할 가능성 낮은 편
洪 "해불양수…활짝 열려있다" 반격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3일 오후 jp희망캠프에서 '최종경선에 임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준표 캠프

2017년 대선 때 바른정당 후보로 독자 완주를 한 유승민 전 의원은 5년간 이번 대선만 준비해온 입장이다. 최근 유 전 의원을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이 '아무 걱정 말라. 내가 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며, 단일화에는 전혀 생각이 없어보였다고 전했다. 또다른 핵심 관계자도 "원래 안될 것 같은 게 돼야 효과가 큰 법"이라면서도 "유 전 의원이 과연 단일화를 할지는 극히 회의적"이라고 바라봤다.


유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 유독 이러한 종류의 결단을 자주 요구받는 편이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전진당 3당이 합당할 때, 유 전 의원은 당시에도 내키지 않는 반응을 보였지만 측근들의 계속된 결단 요구를 수용해 미래통합당 창당에 함께 한 적이 있다.


반대로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서도 일부 측근들이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지만, 이 때에는 유 전 의원이 거부했다. 측근들도 더 이상 권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주변에서 어느 정도의 강도로 권유를 할 것이냐, 또 유 전 의원은 이러한 권유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가 이른바 결단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또한 판세가 현재의 4자 구도에서도 이미 승패불명이라고 하면 반드시 단일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캠프 핵심관계자는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해 단일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면서도 "단일화가 현실화되기 위한 복잡성을 감안하면, 결국 이뤄지지 않고 이대로 4자 구도로 끝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경우에는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의 막판 움직임이 관건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초반 대세론을 질주할 때, 많은 의원들이 윤 전 총장 쪽에 힘을 실었다. 이미 선택했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여러 실언에도 불구하고 조직에 곧바로 반영이 되지 않는 현상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홍준표 의원이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임) 캠프'를 선언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읽고 경선 판을 흔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23일 최종경선 입장문 발표 직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경선이 끝나면 원팀이 돼야 하는데, 나는 단 한 번도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반대편에 섰었다고 해서 배척해본 일이 없다"며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정권교체의 뜻을 같이 한다면 어떤 분도 사양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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