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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흰색·적색·치타·귤색 풍선 흔들며…토론장앞 지지자 열기 '후끈'

데일리안 대구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10.21 00:05
수정 2021.10.20 23:56

윤석열, 지지자에 일일이 손 내밀어

유승민, 치타 복장 지지자에 눈웃음

홍준표, 꽃다발 건네받고 함께 촬영

원희룡, 함께 팔뚝질하며 도보행진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MBC에서 열리는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 입장하기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20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 대구·경북 권역별 토론회가 열린 대구MBC 앞은 갑작스레 엄습한 가을 추위를 무색케 하는 지지자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덕원중·고등학교 정문부터 대구MBC까지 약 200m 구간은 각 후보 지지자들이 내건 펼침막과 색색깔의 풍선으로 가득찼다.


불광사 앞에 진을 치고 흰색 풍선을 내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자들은 북을 두드리며 "윤석열"을 연호했다. 왕복 2차선 도로 건너편 덕원고 앞에 자리한 빨간 풍선의 홍준표 의원 지지자들은 고3 수험생들의 수능 시험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며 서로 정숙을 당부하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尹지지자 "후보와 악수해 기분 든든"
"모든 것 잘하셔…온국민이 밀어줘야"
"5·18법 만들어준 홍준표, 국민 우롱"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이었다. 윤 전 총장은 방송토론을 1시간 반 정도 앞둔 오후 4시 1분 무렵에 도착했다. 경북 영천·청도가 지역구인 이만희 의원의 영접을 받으며 하차한 윤 전 총장은 지지자들이 몰려있는 안전펜스 쪽으로 다가가 악수를 나눴다.


기자들이 가까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통 경호가 이뤄졌으며 캠프 관계자도 "여기에서는 기자들이 (취재) 안하고 있지 않느냐"고 접근을 제지해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는 없었으나, 윤 전 총장이 다가오자 지지자들은 "윤석열"을 연호하며 흰색 막대풍선을 맹렬히 두드렸다. '국민행복 어대윤' '정권교체 어대윤'이라는 피켓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한 지지자가 A4 용지와 싸인펜을 내밀자 윤석열 전 총장은 즉석 사인도 했다. 안전펜스 너머로 손을 내뻗은 지지자들과 스스럼 없이 악수하는 모습에서 '지지하는 할머니가 내민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줬다'는 말이 진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사진기자의 요청에 따라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들고 인사를 건넨 윤 전 총장은 한 지지자로부터 샅바를 선물받고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곧바로 대구MBC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샅바는 건네받지 않았다.


신천동에서 왔다는 조모(82·여)씨는 "오후 2시부터 와서 기다렸는데 후보와 악수해서 기분이 너무 좋고 든든하다"며 "씩씩하고 훌륭하셔서 최고"라고 즐거워했다.


대명동에서 왔다는 배모(65·여)씨는 "토론이란 토론은 다 챙겨보고 있는데 윤석열 후보가 최고"라며 "그분은 모든 것을 다 잘하신다. 국민 전체가 윤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암동에서 왔다는 유모(74·여)씨는 "윤석열 후보 같은 분이 정권을 잡아서 파워 있게 대통령을 하기를 바란다"며 "홍준표는 5·18 법을 만들어준 사람인데 어떻게 대통령에 나오느냐.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劉지지자 "대구신공항은 유승민공항"
"정상적 대구시민은 '배신' 동의 안해"
"세번 연속 무능한 대통령 뽑을꺼냐"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20일 오후 대구MBC에서 열리는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 입장하기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두 번째로 도착한 후보는 유승민 전 의원이었다. 유 전 의원은 오후 4시 10분 무렵 도착했다. 유 전 의원이 도착하자 그의 애칭인 '유치타'에 맞춰 치타 무늬 풍선을 든 지지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보냈다. 개중에는 치타 무늬 복장을 아예 뒤집어쓴 지지자들도 있어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이끌었다.


지지자들의 환호에 유 전 의원도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유 전 의원은 지지자들이 위치한 안전펜스 가까이로 다가가 일일이 눈을 맞추며 인사를 했다. 유 전 의원의 등장에 일부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자들은 자극받은 듯 "윤석열"을 외치며 연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길 반대편의 이들을 개의치 않고 의연한 모습으로 대구MBC로 입장했다.


포항에서 왔다는 최모(41·남)씨는 "포항 지진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정치인이 유승민 후보"라며 "방송토론을 봐도 유승민 후보는 지식이 체화돼 있어 상대 후보의 말에 바로바로 대응이 가능한 준비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달서구에서 왔다는 김모(50·남)씨는 "지금은 달서에 살고 있는데 달서 살기 전에 동구에서 살았을 때 지역구 국회의원이 유승민 후보인데, 4선 하는 동안 정말 일을 많이 했다"며 "유승민 의원이 대구공항을 옮기려고 국방위에서 활동하며 오랫동안 노력을 했기 때문에 사실 대구신공항은 유승민공항이다. 대구시민들이 이것을 알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승민 대표가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있는데 도대체 뭘 배신했다는 것이냐"며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대구시민들 중에서는 그런 프레임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역시 달서구에서 왔다는 정모(54·여)씨는 "도대체 왜 배신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유승민 후보를 정계로 발탁한 분은 이회창 총재인데 유 후보가 이 총재를 배신했느냐"며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이라는 것은 팩트 아니냐. 그것을 가지고 '배신의 정치'라고 핍박하고 공천 학살까지 했는데, 어디가 배신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유승민 후보는 지금 당장 우리 시대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인데, 저런 능력 있는 사람을 왜 안 뽑느냐"며 "세 번 연속 무능한 대통령을 뽑을 일이 있느냐.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임모(42·남)씨는 "우리는 대통령을 왕처럼 추대하고 떠받들려는 게 아니다. 5년 동안 대통령으로 고생시키며 부리려고 뽑겠다는 것"이라며 "'무지성 추대'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 후보 저 후보를 비교해서 국정을 운영시키겠다는 것인데, 그래서 유승민이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洪지지자 "사라질뻔한 당 살려냈다"
"어렵던 시절, 우리와 가난 함께 했다"
"윤석열은 장모·부인까지 다 불안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오후 대구MBC에서 열리는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 입장하기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준표 캠프

또다른 유력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오후 4시 23분 무렵 도착했다. 하차하자마자 기다리던 지지자가 달려가 꽃다발을 건넸다. 홍 의원으로부터 "고맙다"는 답례를 받자 꽃다발을 건네준 지지자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었다. 홍 의원은 건네받은 꽃다발을 든 채로 지지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홍 의원은 안전펜스 너머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천천히 대구MBC 방향으로 도보 이동을 했다. 지지자들은 "홍준표"와 "무야홍"을 번갈아 외치며 환호했다.


대구MBC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와는 격하게 껴안기도 했다. 이후 대구MBC를 향해 걸어가는 홍 의원을 지지자들이 "홍준표"를 연호하며 뒤따르다가, 방송국 관계자들이 "여기까지만"이라며 더 이상 따라오지 못하게 제지하자, 홍 의원은 뒤돌아서 지지자들을 향해 다시 한 번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표하는 모습이었다.


달서구에서 왔다는 김모(67·남)씨는 "내가 보기에는 윤석열은 검찰에서 방금 나왔고 홍준표는 25년 넘게 정치를 하고 5선 의원에 안한 게 없지 않느냐"며 "유능한데다가 나이도 내하고 동갑인데 대통령 하기에 딱 좋다"고 웃었다.


창녕에서 왔다는 김모(64·남)씨는 "나는 민정당부터 당원이었던 사람인데, 윤석열이가 우리 보수당에 들어온 게 언제라고 의원들이 다 가서 줄을 서느냐. 지금 당 현역 의원들은 면상을 쳐다보기도 싫다"며 "한나라당이 박근혜 탄핵당하면서 지지율 4%가 되니까 경남지사를 민주당에 주지 않으려고 마지막에 사퇴하고 올라가, 얼마 없는 시간 동안 24%로 만들어 선거비용 보전받고 사라질뻔한 당을 살려낸 게 홍준표"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 "그 사람이 경남 말하고 경북 말이 섞여서 악센트가 좀 쎄서 그렇지, 거짓말 한 번 못하는 사람"이라며 "정말 인정 있고 따뜻하고 재미있게 얘기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을 연신 강조했다.


경주에서 왔다는 박모(62·여)씨는 "옛날에 쌀밥도 못 먹던 시절에 박정희 대통령이 가난을 물리쳐줬다"고 눈물을 글썽이더니 "그 어렵던 시절 홍준표 후보는 우리와 가난을 함께 하며,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사시에 패스해서 서민의 어려움을 경험한 분"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윤석열은 가족을 한 번 보라. 장모·부인까지 다 불안하다. 당원 지지가 높은 원인은 가서 줄을 서있는 의원놈들 때문"이라며 "얼마 안 남았는데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마음을 바꿔 홍준표를 지지해달라고 우리 당원 동지들에게 간절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元지지자 "나라 진정 바르게 이끌 것"
"'대장동' 봐도 대국민 전달력 뛰어나"
"방송토론 보면 원희룡 가장 합리적"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20일 오후 대구MBC에서 열리는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 입장하기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방송토론을 한 시간 정도 앞둔 오후 4시 30분 무렵 도착했다. 원 전 지사가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원 전 지사의 상징이 된 귤색 풍선을 흔들며 힘차게 "원희룡"을 연호했다.


원 전 지사의 지지자들은 안전펜스 너머에서 구호만 외치거나 손만 내미는 게 아니라, 전부 원 전 지사를 뒤따라 대구MBC로 도보 행진에 나섰다. 원 전 지사가 선두에 서고 모두가 뒤따르며 "원희룡" 연호에 맞춰 팔뚝질을 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뤘다.


원 전 지사의 팬클럽 '프렌즈원'을 주축으로 행렬을 이뤄 대구MBC 앞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해서 들려온 "원희룡" 연호에 원 전 지사는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대구MBC 앞에 이르자 원 전 지사는 지지자들을 향해 90도로 허리 굽혀 꾸벅 인사한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대구MBC로 입장했다.


서귀포에서 왔다는 양모(62·남)씨는 "요즘 방송토론을 계속 보면서 '1타 강사' 원희룡이 이재명을 잡는 모습에 대단한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느냐"며 "나는 원희룡이 나라를 진정 바르게 이끌어갈 후보라는 확신이 있어 나 먹고살기도 바쁜데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자부했다.


수성동에서 왔다는 김모(35·남)씨는 "원희룡 후보가 아무래도 가장 똑똑해보이고 또 대통령 하기에도 경험이 충분해보여서 지지하게 됐다"며 "무슨 말만 하면 실언이고 앞뒤 맥락이 잘렸다는 둥 자기 말의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둥 하는 사람이 있던데, 그런 사람이 무슨 대통령을 하느냐"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이제는 국민이 대통령을 따르는 시대가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뜻을 집행해야 한다"며 "원희룡 후보는 '대장동' 하나만 해도 국민들에게 알기 쉽게 잘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충남 아산에서 왔다는 이모(25·남)씨는 "원래는 원희룡 후보에게 큰 관심이 없었는데 충남에 왔을 때 당원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손을 잡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라, 그 후에 원 후보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다"며 "방송토론은 바빠서 전체를 보지는 못하고, 끝난 다음에 주로 클립영상 위주로 찾아보고 있는데 원 후보가 가장 합리적이더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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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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