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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문원주의 배우·작가·예술학교 설립의 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8.05 08:10
수정 2021.08.05 08:11

현재 드라마 '트레이서', '크라임퍼즐' 촬영 중


배우 문원주는 2005년 '잠복근무'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를 시작 한 지 16년째다. 연기를 시작할 때는 주인공만 바라보고 달렸다면 지금은 길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주연을 맡은 영화 '창애'가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경쟁부문 초청되는 기쁨을 안았다. 이 작품은 하반기 개봉을 준비 중이다. 현재는 드라마 '트레이서'와 '크라임 퍼즐'에 캐스팅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화 '창애'는 저마다 은밀한 목적을 가지고 캠핑장을 찾은 젊은 남녀 커플들이 정체불명의 숲속 광인(狂人)의 난도질을 피해 늦은 밤 산속에 고립되고, 수상한 사내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은 이문영 감독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저예산 영화라 망설였어요. 역할이 장기 밀매업자라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고요. 제가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죠."


이문영 감독은 잔혹한 역할이지만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캐릭터로 비쳤으면 좋겠다고 주문을 했고, 괴리감은 더 커졌다. 이에 자신의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순박한 사람이 배를 갈라서 장기를 적출한다는 설정이 납득이 잘 안돼서, 대본에는 없지만 사건과 이유를 만들었어요. 이 사람이 이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와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를 설정했고 그렇게 믿으려고 했죠."


'창애'는 송영규, 강별, 박연우, 김동호, 강승현 등 함께한 선, 후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라고 떠올렸다. 아직까지도 단체 메신저를 통해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등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촬영을 몰아서 해주셨어요. 센 장면들이 많아서 힘들고 지치기도 했는데 함께한 동료들을 보며 힘을 냈죠. 카메라 앞에서만 열심히 하고 에너지를 비축하는 타입인데 다른 배우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열정, 긍정적으로 임하더라고요. 많이 배웠어요."


지금은 연기의 소중함을 알고 어떤 작품이든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2013년, 매너리즘에 빠져 연기와 멀어지기 했다. 2005년 '잠복근무'로 데뷔해 4년 만인 2009년 '주유소 습격사건 2' 주연을 맡았고, 영화 주인공이 되자는 목표는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졌다. 그러자 목표의식이 사라지며 점점 재미를 잃었다.


"처음에는 너무나 하고 싶었던 일인데 매너리즘에 빠지니까 현장에 나가는 게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만하는 게 맞겠다 싶어서 연기를 그만두고 제방 대학 전임교수로 강의를 나갔어요. 연기를 그만두고 나니 제가 취미도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여러 가지 취미를 배우고 경험을 하려고 했어요."


공백기는 연기를 소중하게 대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다른 일을 하면서 자신이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연기를 다시 하려 시동을 걸었지만, 예전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마음이 힘들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오디션에 다 떨어졌어요. 예전에는 오디션 안 보고 쉽게 영화에 출연했었거든요. '아 내가 참 쉽게 일을 했구나'라는 걸 느꼈죠. 연기의 소중함을 그때부터 느꼈어요. 또 쉴 동안 외국에서 하는 연기 워크숍에 다녀왔는데 그때 삶의 건강함이 연기에 영향에 미치는 계기를 깨닫게 됐어요. 그 이후에는 연기를 취미처럼 대하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부담도 덜 가고 연기의 재미를 찾는데 더 집중하게 됐어요."


그는 배우 외 극을 집필하는 작가로도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16년 한 NGO에서 진행한 탈북민 공연 '풍계리 진달래'가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연극은 '풍계리 진달래'를 포함해 7편 정도 집필했어요. 미니시리즈 도전을 큰 목표로 두고 있어요. 스토리를 끌고 가는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아 스터디에 나가 공부도 했어요. 그중에는 입봉하신 분도 있고요. 주변 작가분들 보면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자주 느끼지만 언젠가는 꼭 드라마 집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의 최종 목표는 예술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연기를 하고 싶지만 환경이 되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다. 7년째 연기학원을 운영하며 매달 적자를 보고 있지만 멈추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영상 매체에서 연기를 했을 때 제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연극 연기와 영상 연기는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잘 가르친다는 연기 선생님을 찾아보고 만나봤는데 원하고자 하는 걸 배울 순 없었어요. 정말 배우고 싶거나 재능이 있는데 도전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지원하고 싶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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