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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수출용 XM3 생산 돌입…노조 리스크 최대 고비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11.27 06:00
수정 2020.11.26 11:43

강성 노조 지도부 연임…12월 임기 시작 후 파업 찬반투표 예상

파업 돌입시 XM3 유럽 수출 프로젝트 차질…회사 재도약 무산

내년 유럽수출이 확정된 르노 뉴 아르카나의 첫 칠레 수출 선적 모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달부터 수출용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 생산에 돌입한다.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중대 프로젝트를 앞둔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내년 유럽 시장에 XM3를 론칭하기 위해 현지 딜러들에게 공급할 XM3 초도 물량을 내달부터 생산한다.


신차 출시에 앞서 각 딜러별 전시장에 배치할 차량을 사전에 생산해 르노 측에 공급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것으로, 사실상 XM3 수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까지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책임졌던 미국 판매용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올해 종료되면서 수출이 급감해 대체 물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10월까지 르노삼성의 수출실적은 1만8355대로 전년 동월 대비 75.8%나 급감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본격화된 이후로는 QM6와 트위지 수출 물량도 급감했으며, 10월 수출은 400대에도 못 미쳤다.


XM3 유럽 수출은 이같은 르노삼성의 일감 가뭄을 해갈해 줄 중대 프로젝트다. 연간 10만대에도 크게 못 미치는 내수 판매량으로는 20만대 생산능력의 부산공장과 거기서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유지할 수 없다.


문제는 노조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올해 임단협 교섭에 착수했으나 9월 6차 실무교섭 이후 교착된 상태다.


이후 르노삼성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고, 차기 지도부 및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기존 박종규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박 위원장이 이끄는 5대 르노삼성 노조 지도부는 12월부터 임기가 본격화된다. XM3 수출물량 생산 시작과 함께 노사간 줄다리기도 시작되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기본급 쟁취, 노동강도 완화, 배치전환 합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새로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더욱 강하게 사측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확보한 쟁의권도 유지되는 만큼 파업을 교섭의 지렛대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차기 지도부 출범 이후 조만간 파업 실시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면 내수 판매는 물론, 당장 박차를 가해야 할 XM3 수출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유럽시장 론칭 초기부터 물량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한다면 유럽에서의 성공적인 판매도 보장할 수 없다. 르노 본사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최근 뉴 QM6 미디어 시승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시장에 남기를 강하게 원한다”며 노조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노조의 태도에 따라 르노삼성이 한국에 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새 지도부 출범과 함께 내달부터 교섭이 시작될 것”이라며 “XM3의 성공적인 수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발전적인 노사 관계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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